K리그 최초의 '수원 더비'…"수원의 진짜 주인은 우리"

수원FC와 수원 삼성의 '수원 더비' 기자회견 모습.
"챌린지에서 올라온 패기로 막판에 몰아치면 극장골이 나오지 않을까요." (수원FC 조덕제 감독)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10분 남기고 1골 내주겠습니다."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


K리그 클래식 최초의 연고지 더비. 역사적인 경기를 맞이하는 수원의 두 구단은 "팬들을 위한 경기"를 강조하면서도 한 치 양보가 없었다. '수원 더비'라는 의미도 중요하지만,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9위(수원 삼성), 10위(수원FC)에 머물고 있는 만큼 승점 3점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12일 수원시청 로비에서 열린 '수원 더비' 기자회견.

수원 삼성은 지난 8일 전북에 2-3으로 졌다. 무엇보다 최근 6경기에서 5무1패로 승리가 없다. 수원FC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최근 6경기 3무3패다.

서정원 감독은 "어느 경기를 막론하고, 승점 3점을 바라는 것이 맞다"면서 "순위가 밑에 있기에 이제는 치고 올라가야 한다.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다. 같은 지역 수원FC와 맞붙는데 수원FC도 이기려고 경기를 할 것이고, 우리도 최선을 다해서 꼭 승점 3점을 따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덕제 감독도 "수원 삼성과 경기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도 "축구라는 것이 지기 위해서 훈련하지 않는다. 어떤 감독도 '패'라는 글자를 새기려고 경기를 하지는 않는다. 벅찬 팀이지만, 꼭 이겨야 하는 경기다. 무승부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 '승'이 수원FC가 됐으면 더 좋겠다"고 강조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이었지만, 칼날을 숨기지는 않았다.

조덕제 감독이 "2-1로 예상한 이유는 수원이 후반 10분을 남기고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봤다. 챌린지에서 올라온 패기로 막판에 몰아치면 극장골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선제 공격을 날리자 서정원 감독은 "핑계를 대자면 ACL을 병행해 한 달에 9경기씩 하다보니 체력이 떨어져 실점했다. 그래서 3-1 스코어를 적었다.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10분을 남기고 1골을 내주겠다"고 맞받아쳤다.

양 팀 모두 분석은 끝났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분명 수원 삼성이 우위에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수원 삼성과 수원FC 모두 서로의 약점을 공략해 승점 3점을 얻겠다는 각오다.

서정원 감독은 "수원FC의 장점은 상당히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단점은 골을 많이 먹는다는 것"이라면서 "국내 선수도 좋은 선수를 영입했고, 외국인 선수도 좋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분명히 있다. 높이도 있고, 경기 운영 면에서 노련함도 있다. 하지만 순발력이나 수비 뒷공간이 약해 그런 쪽으로 파고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덕제 감독도 "수원 삼성의 포백이 무너진 상태다. 양상민, 신세계, 이정수, 곽희주가 못 나온다. 하지만 대체 요원이 많아 충분히 해줄 거라 생각한다"고 한 발 물러서면서도 "어떤 방법으로 돌파하겠다고 하면 서정원 감독에게 큰 득을 주는 것이라 공개할 수 없다. 어떻게 맞대결하는지 경기장에서 지켜봐달라"고 응수했다.

양 팀은 FA컵에서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상대 전적은 2승1무 수원 삼성의 우위.

하지만 조덕제 감독도, 서정원 감독도 "지금은 같은 클래식 팀이다. 그 때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K리그 클래식에서 열리는 진짜 '수원 더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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