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고(最古)산성' 배산성지 실체 드러나나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배산성지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으로 추정됐다. (사진=부산시립박물관 제공)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있는 배산성지(시 기념물 제4호)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석축산성인 것으로 추정됐다.

배산성지의 유적 정비와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 활용을 위해 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부산시립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11일 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배산성지는 기존에 알려진 일반 토성이 아닌 내·외벽과 외벽의 기초를 보강하는 시설인 기단보축을 갖춘 전형적인 고대 석축산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단보축을 갖춘 산성이 부산에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7세기 초·중반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기장산성에서도 기단 보축이 확인되지 않아 배산성지의 축조시기가 그보다 오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석성의 규모는 내·외벽간 너비가 최대 5.7m에 달하고, 기단보축을 포함한 전체 성벽의 너비는 8m에 이르는 것으로 측정됐다.

성 전체 둘레는 약 1.2㎞, 성벽의 높이는 최소 5m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팀은 성의 규모로 미뤄보아 축조 당시 상당한 노동력과 기술력이 동원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배산성지의 정상부 평탄면에서는 기둘자리에 돌을 놓아 세운 기와건물지가 새롭게 확인됐다.

성벽의 기초를 보강하는 기단보축이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발견됐다. (사진=부산시립박물관 제공)
입지면에서 조망권이 탁월한 산성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당시 배산성의 경영과 관련한 관청 건물로 추정된다.

또, 집수지로 알려진 우물터에서 남쪽으로 약 20m 떨어진 곳에서 직경 12m 내외의 호안석축(물을 가두기 위해 돌로 쌓은 시설) 1기가 발견됐다.

조사팀은 호안석축의 규모와 구조로 볼 때 7세기 초에 축조된 기장산성의 호안석축과 유사해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산봉우리를 둘러싼 배산성지는 바다와 내륙으로 이어지는 수영강과 온천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망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당시 동남해안에서 내륙으로 진입하는 첫 관문으로 외적의 침입을 막고, 해안 경비와 방어를 하는 군사적 요충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식발굴조사가 이뤄진다면 고대 배산성 내의 공간구조와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시립방물관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배산성지 시굴조사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이번 조사내용과 유적의 성격 검토, 앞으로의 정비·복원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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