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FA’ 곽승석, 대한항공 어떻게 잡았나

5000만원 오른 2억5000만원에 재계약 발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레프트 공격수 곽승석(왼쪽)은 같은 조건이라면 현소속팀에 남겠다는 의사를 대한항공에 전달했다.(사진=대한항공 점보스 제공)
2015~2016시즌 V-리그가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남녀부 34명 가운데 곽승석(대한항공)의 재계약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곽승석은 지난 2014~2015시즌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의 붙박이 주전이었다. 수비가 좋은 레프트 자원이었던 곽승석은 대표팀에도 차출될 정도로 기량을 크게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지석의 무서운 성장에 지난 시즌 입지가 크게 줄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든 가운데 수비전담 선수인 리베로로 경기에 출전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FA자격을 얻은 곽승석이 대한항공을 떠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실제로 배구계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연봉 2억원을 받은 곽승석이 대한항공과 1차 협상이 결렬될 경우 타 구단에서 거액을 들여 영입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곽승석은 대한항공 잔류를 선택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10일 FA자격선수의 1차 협상 결과를 발표하며 곽승석이 대한항공과 연봉 2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분명 연봉은 올랐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인상폭은 분명 아니었다. 곽승석의 대한항공 잔류가 다소 의아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2016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진행 중인 11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곽승석의 팀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지난 시즌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고 리베로로 뛰면서 자존심이 상했을 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곽)승석이가 괜찮아했다”고 재계약이 성사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곽승석이 타 팀으로 가는 것보다 대한항공에 남는 것을 선호했다”면서 “같은 조건이라면 금액이 조금 적더라도 타 팀으로 가는 것보다는 남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고 말했다. ‘실력’과 ‘돈’으로 좌지우지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다소 의아한 결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항공 팀에 대한 곽승석의 애정이 읽혀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곽승석의 잔류는 대한항공의 주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임을 의미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FA시장에서 곽승석은 물론 김학민도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신영수가 남았고, 무서운 성장으로 지난 시즌 곽승석을 밀어냈던 정지석도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합류할 외국인 선수도 있다.

박기원 감독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지만 솔직히 감독은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 여러 선수에게 모두 기회는 주겠다”고 곽승석을 포함한 모든 선수를 경쟁체제로 가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트라이아웃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센터로 뽑을 수도 있다. 모든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며 다음 시즌의 전력 구상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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