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바꿀 이유 없어" 박태환, 남은 길은 제소 뿐?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 "개정 사유 없어, 박태환 논의도 안해"

11일 오전 태릉선수촌에서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종삼 태릉선수촌장 등이 입석한 가운데 제1차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개최됐다 (사진=노컷뉴스)

"대한체육회 스스로 만든 규정을 박태환에 의해서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

대한체육회가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제 박태환(27)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제소를 통한 절차 외에는 없어보인다.

대한체육회는 11일 태릉선수촌에서 제1차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하고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현 규정을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경기력향상위원장으로 선출된 최종삼 태릉선수촌장은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아직 특별한 하자가 없기 때문에 현 상태로 그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개정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박태환 이슈가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았고 기타 사항으로도 논의되지 않았다.

최종삼 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 번에도 이중 처벌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대한체육회가 약물로 국제적인 처벌을 받더라도 향후 3년간 자격 정지를 하도록 2013년에 발표했다. 현 상태에서는 스스로 만든 규정을 박태환에 의해서 개정을 해야 한다는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2014년 금지약물이 검출된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로부터 18개월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2일 징계가 끝났으나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발이 묶여 리우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없는 상태다.

박태환은 지난달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해 4개 종목의 올림픽 A기준을 통과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주에는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개최, 큰 절을 올리며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자신을 리우올림픽에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박태환 (자료사진=노컷뉴스)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바뀌는 것이다. 규정이 바뀌려면 먼저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안건을 올리고 이후 스포츠공정위원회, 이사회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경기력향상위원회부터 입장이 확고하다.

이제 박태환 측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는 것이다. 이중 처벌이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CAS는 도핑과 관련된 이중 처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태환 측은 그동안 여론의 지지를 통해 개정 규정이 이뤄지기를 희망해왔다.

CAS가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이중 징계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더라도 규정을 강제적으로 폐지할 권한은 없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만약 박태환이 CAS에 제소해 승소할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때 가서 다시 논의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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