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FA컵 합류…자존심 지키나

지난해 FA컵 결승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로와 아마추어가 모두 참가하는 FA컵이 K리그 클래식의 합류로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들어간다.

FA컵은 지난 3월12일 막을 올렸다. 2015년 성적을 기준으로 K3리그 하위 8팀, 대학 상위 10팀, 생활축구 10팀 등 총 28개 팀이 1라운드를 치렀고, 이후 K3리그 상위 12팀과 내셔널리그 10팀, K리그 챌린지 11팀이 가세해 2~3라운드를 마쳐 20개 팀이 32강에 진출했다.

32강부터는 K리그 클래식 12개 팀이 출전한다. 3회전까지 소식을 접하기도 어려웠던 FA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셈이다.

32강은 11일 일제히 치러진다.

◇K리그 클래식 "자존심을 지켜라"

역시 관심사는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의 경기다. K리그 클래식 구단으로서는 이겨도 본전, 지면 망신살이 뻗치는 경기다. 하위리그 구단들에게는 K리그 클래식 구단을 잡음과 동시에 16강까지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부터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수원FC는 챌린지 리그로 떨어진 대전 시티즌과 만난다. 수원FC는 클래식에서도 9위를 기록하며 나름 선전하고 있다. 반면 대전은 챌린지에서 8위에 머물고 있다.

FA컵 챔피언 FC서울은 챌린지 대구FC와 만난다. 대구 이영진 감독은 서울 수석코치를 지낸 경험이 있는 만큼 친정팀에 비수를 꽂겠다는 각오다. 클래식 1위 서울 최용수 감독도 방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또 전북 현대는 FC안양, 전남 드래곤즈는 강원FC, 포항 스틸러스는 부천축구클럽1995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처럼 K리그 클래식 5개 팀이 2부리그인 K리그 챌린지 팀과 맞붙는다. 대전, 대구, 강원 등은 한 때 K리그에 있던 팀이기도 하다.

이밖에 수원 삼성은 경주한수원(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는 코레일(내셔널리그), 인천 유나이티드는 청주 시티FC(K3)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대학팀들도 K리그 클래식 팀과 맞붙는다. 성남FC는 영남대, 상주 상무는 단국대를 상대한다. 특히 성남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영남대와 붙는다. 2014년 8강, 2015년 16강에서 모두 성남이 이겼다. 하지만 2경기 모두 1골 차 승부였던 만큼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광주FC는 유일하게 K리그 클래식 팀끼리 32강에서 만난다.

포천시민축구단의 3회전 경기 장면.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칼레의 기적'을 꿈꾼다

1999-2000시즌 프랑스 FA컵 '쿠프 드 프랑스'. 당시 정원사와 교사, 주택 수리공, 생활용품점 주인 등으로 구성된 4부리그 칼레가 2부리그 팀을 시작으로 1부리그 스트라스부르, 디펜딩 챔피언 보르도를 꺾고 결승에 올랐다. 비록 우승은 낭트의 몫이었지만, '칼레의 기적'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 FA컵에서도 '칼레의 기적'을 꿈꾸는 팀들이 있다.

일단 32강에서 K리그 클래식 팀을 피한 K3 리그 및 대학들은 내심 16강 진출도 바라보고 있다.

K3 리그 챔피언 포천시민축구단은 K3 리그 준우승팀인 경주시민축구단과 32강에서 만나게 됐다. 최소 K3 리그 1개 팀은 16강에 진출한다는 의미다. 포천시민축구단은 2014년에도 16강에 오른 경험이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성균관대는 챌린지 리그 서울 이랜드와 32강을 치른다. 객관적 전력은 열세지만, 대학 패기로 16강까지 오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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