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1일(한국시각) 선수 측근을 인용해 복수의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흘리에서 활약하는 권경원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권경원은 지난 2013년부터 전북에서 활약했다. 전북 유스팀인 영생고 출신으로 최강희 감독이 차세대 ‘중원의 엔진’으로 낙점했던 선수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UAE 전지훈련을 떠났던 전북은 현지에서 알 아흘리와 평가전을 치렀다. 이 경기가 권경원의 인생을 바꿨다.
K리그 출신의 코스민 올라로이우 알 아흘리 감독은 구단 관계자와 함께 권경원의 이적을 제안했다. 이제 막 주전 입지를 굳히려던 프로 3년차 선수의 이적 제안은 놀라웠다. 이적료와 연봉, 계약 기간까지 모든 면에서 전북과 선수를 만족하게 했다.
권경원은 알 아흘리 이적 후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15년에는 알 아흘리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힘을 보탰고, 2015~2016시즌 UAE 프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이명주가 활약하는 UAE 최고 명문 알 아인을 9점 차로 제친 우승이다.
UAE리그에 유럽 출신 선수들이 많이 활약하는 덕분에 권경원의 이름은 중동뿐 아니라 유럽에도 알려졌다. 약 30억원의 이적료에 알 아흘리로 이적했던 권경원은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맹활약 덕에 엄청난 연봉을 제시한 중국 슈퍼리그의 러브콜도 받았다.
하지만 UAE 왕자가 구단주인 알 아흘리도 '머니 게임'에서는 지지 않았다. 중국의 이적 제안에서 권경원을 지킨 알 아흘리는 연봉 상승으로 엄청난 신뢰감을 재확인시켰다. 1년 전 중국의 러브콜을 극복한 알 아흘리지만 이제는 유럽의 관심까지 받는 권경원을 또 한 번 지켜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기량 외에도 24세(1992년생)의 젊은 나이도 매력적인 요소다. ESPN은 “아스널과 맨체스터시티, 리버풀 등이 권경원을 지켜보기 위해 스카우터를 파견했다. 재능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의 상업적 가치도 프리미어리그 클럽의 관심을 받는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 그리고 최근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워크퍼밋 문제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권경원의 프리미어리그 입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