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은 10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이 실장이 국정원장이던 지난해 2월 국민행동본부, 애국단체총협회, 재향경우회 등 10여개 보수단체 관계자와 오찬했다 △이 실장은 이 자리에서 '우파진영이 하나로 뭉쳤으면 좋겠다', '집회를 한 단체에서 하는 게 어떠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이 원장 얘기는 돈 지원해 주는 창구를 하나로 해야 쉽게 그 창구에다 (돈을) 넣는다는 거였다"(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집회를 각 단체에서 나눠서 할 것이 아니라 (창구를 단일화해서) 한 단체에서 하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를 했다"(구재태 재향경우회장) 등으로 이 실장의 발언을 이해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오찬을 한 것은 맞지만, 그런 발언은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만난 건 사실이고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느 한 곳에 돈을 몰아 줄테니 그리로 다 모이시오' 그랬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터무니없는 소리에 대응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국정원 측도 오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실장의 관련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오찬회동의 성격에 대해서는 국정원장의 통상적 활동 차원에서 진행된 행사라는 게 이 실장과 국정원 측의 공통된 입장이다. 안보단체 원로인사와 활동가를 초청해서 남북관계 등 안보상황을 설명하고 안보정책 관련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향경우회나 재향군인회와 같은 법정단체 뿐 아니라 정치색 짙은 우파단체까지 국정원 행사에 초청된 점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행동본부의 경우 2009년 서울광장 인근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분향소를 물리력으로 철거하는 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실장은 이에 대해 "초청 단체는 등록단체들이었고 회원 수도 꽤 되는 곳들이었다. 대민소통 차원의 통상적 활동이었다"고 해명했다. 국정원 측은 "정기적 행사는 아니었지만 통상적 활동차원에서 이뤄졌고, 법에 저촉되는 것은 없다"며 "국민행동본부가 왜 초청대상에 포함됐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