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계파, 전문성 띈 더민주 20대 초선…기대·우려 공존

탈계파 움직임…일각에선 전당대회, 대선 앞두고 다시 변질 우려도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초선 당선자들이 예전과 달리 전문성과 계파색이 옅다는 특징으로 주목받으면서 '초선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초선 의원들은 더민주를 원내 제1정당으로 만든 20대 총선의 민심이 '일하는 국회의원이 돼 민생을 살리라'는 것임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당내 계파주의와는 거리를 두고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0일 더민주 초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오직 민생, 달리는 초선'이란 주제로 열린 워크숍을 열고 민생과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서 초선의원들은 "민생을 살리라는 총선 민의를 무겁게 받들겠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더 좋은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워크숍 사회를 맡은 초선 기동민 당선자는 "더민주가 20대 국회 제1당으로 발돋움했지만 예뻐서, 일을 잘해서 1당을 만든 것이 아니고 박근혜 정부 실정과 일방통행 국정운영을 잘 견제하고 감시하라고 만든 것으로 안다"며 다잡았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도 "'누구의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지 말라"며 계파주의에 젖어드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초선의원들 스스로도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고 국민들이 심판을 내린 것은 '일하는 국회'에 대한 민심 표출이라고 한 목소리로 강조하며 계파주의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전재수 당선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총선 이후 (당내 갈등 없이) 민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서 초선 의원들도 어떤 계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런 모습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탈계파' 분위기가 퍼지면서 초선의 존재감이 19대 국회에서보다 커진 모습이다.

일단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초선 의원들의 의정활동 지원을 공약으로 건 우상호 의원이 당선된 것 역시 특정 계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초선들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선들의 연구모임이나 공약이행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 초선 당선자는 "이번에 당선된 57명 초선들끼리 카톡방을 만들어서 여러가지를 공유하고 있다. (계파나 정무적인) 당내 문제보다는 연구모임을 만들자고 독려하거나 정책 이야기가 오고간다"고 전했다.

부산지역 야당 당선자들이 모여 부산부활추진본부를 결성한 것도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지역의 교육문제나 물가, 도로 통행료 문제 등 민생 공약들을 이행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의미로 모인 모임이다.

초선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던 당 중진 박병석 부의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초선 의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고, 계파에 얽매이기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계파주의 타파 등) 상당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계파' 행보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당장 전당대회, 내년 대통령 선거부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치열한 계파 전쟁 안으로 뛰어들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지금은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인사들과 김종인 대표의 영입인사들, 친노, 비노로 분류돼 왔던 프레임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지금은 선거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부분이 도드라지지 않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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