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0일 오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홍 변호사의 사무실과 자택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사건 수임자료 등을 확보했다.
홍 변호사는 특수통 검사장 출신으로 정 대표의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정 대표의 로비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도주 중인 브로커 이모씨의 고교 선배다.
검찰은 지난 4일 서울지방국세청 관할 세무서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홍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 활동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할 경우 수임료가 소득에서 누락되기 때문에 조세포탈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이후 홍 변호사가 연루된 정황 파악에) 발전된 부분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홍 변호사가 정 대표의 구명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수감 중인 정 대표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홍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진술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대표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습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홍 변호사가 전관 변호사임을 내세워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검찰이 2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린 과정과 지난해 10월 100억대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될 때 횡령 혐의가 제외된 과정, 항소심에서 검찰 구형이 낮아진 점 등에서 홍 변호사가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등도 따져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홍 변호사가 정 대표 측으로부터 이같은 역할의 대가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도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지난 세무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와 홍 변호사의 사무실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비교 대조하면서 탈세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홍 변호사를 조만간 소환해 정 대표 사건을 수임하고 변론을 하게 된 경위와 그동안 맡은 사건에서 제대로 선임계를 내고 세금신고를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홍 변호사를 임의동행 하지는 않을 계획이며, 일단 (압수한) 자료를 먼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오후 9시쯤 전북 전주 모처에서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건 핵심인물 최유정 변호사와 증거인멸 혐의로 체포한 권모 사무국장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에게 청탁로비 자금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도주 중인 브로커 이모씨의 신병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씨는 청와대 수석과 정부부처 차관 등 주요 공직자들과 두루 친분을 과시한 정황이 고교 동창과의 녹취록 등으로 알려지면서 '정운호 게이트'를 풀 핵심 '키맨'으로 지목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