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왕래 없다가 아파트 달라'…남매가 父 잔혹 살해

사전 답사에 범행 후 도피 시도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어버이날 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는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광주 북부경찰서는 살해된 A(78) 씨의 딸 B(48) 씨와 아들 C(43) 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오전 8시쯤 광주시 북구 우산동 아버지 A 씨의 아파트 안방에서 A 씨의 목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범행 직후 고무용기에 시신을 눕히고 이불 10채를 겹겹이 쌓아 놓았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년간 왕래하지 않고 지내다 최근 A 씨를 찾아와 아파트를 달라고 하는 등 다툼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일 새벽 2시 30분쯤 광주시 A 씨가 사는 아파트를 찾았다.

이날 오전 8시쯤 사귀던 여성의 집에 이틀간 머물다 귀가한 A 씨를 기다린 것이다.

이들은 A 씨가 귀가하고 한시간 정도 지난 오전 9시 10분쯤 옷을 갈아입은 채 가방을 메고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뒤 옷에 튀었을 핏자국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또 딸 B 씨는 오피스텔 건물주에게 이사할테니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고 공항과 여행사 등과 통화한 것으로 미뤄 이사 후 해외도피를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들은 범행 이틀 전인 지난 6일부터 청테이프 등 범행 도구를 구입하고 A 씨의 아파트를 몇차례 답사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삿짐을 싸고 쓰레기를 버리고 나오던 C 씨와 오피스텔에 있던 B 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그러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고 C 씨는 A 씨에 대한 증오심만 표출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지체장애 1급이던 부인과 지난 2011년 9월 사별했으며 부인이 생존해 있을 때부터 간병 문제 등으로 자녀들과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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