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즐거운 축제?…불편한 사람들도 있어요"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1. 지난 연휴 기간 동안 집에서 느긋한 여유를 만끽하려던 충남 내포 신도시 주민 김 모 씨는 그만 계획을 망치고 말았다. 집 주변 공터에서 진행된 축제 때문인데 오전부터 쿵쾅대는 음악 소리와 사회자의 마이크 소리에 문까지 꼭 닫고 참아봤지만, 결국 불꽃 축제 소리에는 화를 참지 못하고 민원을 제기했다.

#2. 임시 공휴일인 지난 6일, 황금 연휴를 맞아 전남 여수로 가족여행을 떠난 정 모 씨 역시 느닷없는 불꽃놀이 소리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도심 속에서 저녁 식사 중이었는데, 전쟁이 난 듯 한 소란에 당황스러웠다"는 게 정 씨의 말이다.

#3. "아기들과 함께 있는 엄마들은 주변 소음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느닷없이 울리는 폭죽 소리 때문에 놀랐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녜요. 축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도심 한가운데에서의 폭죽은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축제가 몰려있던 요즈음이나 새해맞이 행사 즈음해서는 아무래도 신경이 더 쓰이는 게 사실이죠." (대전 둔산동 A 씨)


각종 축제와 행사 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그동안 수 년째 반복돼왔지만, 축제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주민들이 많다 보니, 공감대 형성도 어렵고 해결책 마련을 위한 논의도 지지부진하다.

#4. 내포 신도시가 입지한 충남 홍성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 행사로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정 기간 집중되는 축제를 위해 방음벽 설치 등 예산을 투입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라며 "소음 등의 경우 경범죄에 해당되기 때문에 민원이 접수될 경우 경찰에게 이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5. "민원인들의 불편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아무래도 단속보다는 소리를 낮춰달라는 정도의 계도가 대부분이죠." 충남경찰 측은 축제 단속에 대한 불편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사의 경우 관공서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행정관서에서도 소음 등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중 일정 기간에만 집중되는 성격 탓에 예산을 투입하기도 어려운 데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의 성격상 단속 역시 쉽지 않다는 게 행정과 경찰 측의 설명인 셈.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즐거움이라는 명목 아래 소수자들의 고통을 언제까지나 강요할 수만은 없는 노릇.

A 씨는 "소음이 많은 행사의 경우 도심 외곽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비롯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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