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불이익 부여방안'을 의결 확정하고 이를 관계부처와 공기업, 준정부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공기업의 경우 오는 6월 말까지, 준정부기관은 올 연말까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인건비 동결은 사실상 연봉 삭감과도 같은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아울러 기관장 등 임원에 대해서도 성과연봉제 이행이 부진할 경우 기관장 평가 등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관장과 임직원 모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
반대로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한 10~20개 우수기관에는 공기업의 경우 기본 월봉의 15~30%, 준정부기관은 10~20% 범위 내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기재부가 이같은 초강수를 내놓은 이유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계획보다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 확대 대상인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120곳 가운데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8일 현재 절반에도 못 미치는 53곳(44.2%)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인천공항공사 등 대형 공기업은 물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도 노조의 반발 등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관리공사와 주택금융공사는 조합원 투표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이 부결됐고, 이 과정에서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가 금융위의 만류로 사의를 접는 등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 지난해보다 더 '가혹한' 패널티…통할까?
정부는 당근과 채찍 전략을 통해 지지부진한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속도를 붙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에도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이 더뎌지자 인건비 상승률 50% 삭감 등 초강수를 내세워 지난해 연말까지 전체 313개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성사시킨 바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아예 총인건비를 동결함으로써 지난해 임금피크제를 압박할 때 꺼낸 '인건비 상승률 50% 이하로 제한' 카드보다 더 강한 수를 뒀다. 사실 지난해에는 기재부가 인건비 동결을 검토하다가 '너무 가혹하다'는 내부 의견 때문에 한발 물러섰다.
이번에 정부가 한층 가혹한 벌칙을 내세워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 때처럼 가속도가 붙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도입을 놓고 다소 무력한 모습을 보였던 공공기관 노조가 '이번에는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하고, 지난 총선으로 정치적 지형이 바뀌면서 현 정부의 장악력도 지난해만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