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조미숙 교수팀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커피 섭취가 한국 성인의 음식군 섭취·영양 섭취·대사증후군에 미치는 효과'를 국제 학술지인 'NFS 저널' 최근호에 실었다.
연구진은 보건복지부의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토대로 성인남녀 4808명을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멀리하는 그룹 △적당히 마시는 그룹 △많이 마시는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의 대사증후군 발생률을 산출한 결과 그룹별로 별다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커피를 양껏 마셔도 대사증후군 발생률이 특별히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건 아니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사증후군의 5대 지표 가운데 고혈압과 고혈당, 복부비만 위험을 낮추는 데는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게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그룹의 경우 고혈압 발생률이 멀리하는 그룹보다 약 30% 낮게 나왔고, 고혈압과 복부비만 발생률도 각각 29%와 24% 낮게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은 이들 3개 지표와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 등 5개 가운데 3개 이상을 가진 경우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의 성별과 연령, 에너지 섭취량과 흡연 및 음주 등 5대 지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최대한 보정한 결과"라며 "적당한 커피 섭취가 복부비만과 고혈압·고혈당 등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논문에 기술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커피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과를 가져오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커피엔 카페인·카페로열·카페올·클로로겐산·칼륨·마그네슘·나이아신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하루 5컵의 커피를 마시면 고혈압과 성인형 당뇨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커피를 즐겨마시면 오히려 혈압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긴 하지만, 이 연구에서도 습관적인 커피 애호가의 혈압은 올라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워낙 다양한 데다, 결론도 각양각색이다. 앞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 연구진은 지난 2013년 미국 성인 남녀 4만 3727명을 조사해 "하루 넉 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사망 위험이 65% 높아진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들 연구진은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하루에 넉 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여러 질병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일본 오키나와 류큐(琉球) 대학 약리학과의 쓰쓰이 마사토 박사는 "커피 한 잔에 든 카페인이 손가락 미세혈관의 혈류량을 30%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2013년 발표했다.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명승권 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수많은 연구들로 봤을 때 커피는 '헐크' 또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이중성을 갖고 있다"며 "너무 많이 마시는 건 자제하되 하루 한두 잔 정도는 권장할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