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확정' 레스터 시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기자회견 도중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는 라니에리 감독. (ESPNFC.com 영상 캡처)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은 레스터 시티로 확정됐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3일 2위 토트넘 핫스퍼가 첼시와 비기면서 앉아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어 8일 에버턴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자축했다. 도박사들이 책정한 우승 확률은 0.02%(5000:1). 우승 후보는 커녕 강등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우승 드라마였다.

아직 레스터 시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38라운드 첼시전이 남았다. 승패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몇몇 기록이 걸려있다.

주축 대부분이 레스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최고 이적료도 오카자키 신지가 마인츠에서 이적할 때 준 700만 파운드. 전체 이적료 총합이 케빈 데 브루잉(맨체스터 시티)의 이적료보다 적다. 반짝 우승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도 "거대한 자본은 위대한 팀을 만들고, 일반적으로는 그들이 승리한다. 다음 시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남은 기록은 더 간절하다.

◇라니에리 감독의 EPL 통산 100승


라니에리는 성공한 감독은 아니었다.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중상위권 클럽을 꾸준히 지휘했지만, 최근 그리스 축구대표팀 감독 자리에서 물러난 뒤 지도자 경력이 끝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기회가 왔다. 레스터 시티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나이젤 피어슨 감독의 대체자로 라니에리 감독을 영입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37라운드까지 23승11무3패를 기록했다. 앞서 첼시에서의 4년 동안의 성적표(76승25무45패)를 합치면 통산 99승36무48패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승에 1승만 남았다.

첼시를 잡으면 100승 달성이다. 정확히 184경기 만의 100승 고지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5번째로 빠른 100승 감독이 된다. 1위는 조제 무리뉴의 142경기. 알렉스 퍼거슨(162경기), 아르센 벵거(179경기), 라파엘 베니테즈(181경기) 다음에 자리한다.

'명장' 대열에 합류할 기회인 셈이다.

제이미 바디. (레스터 시티 트위터)
◇'인생역전' 제이미 바디의 득점왕 도전

제이미 바디는 2007년 8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여기에 폭행을 당하던 친구를 돕는 과정에서 상대를 때려 6개월 동안 전자발찌를 차기도 했다. 축구 선수로서 성공을 내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바디는 한 단계씩 올라갔고, 5부리그에서 득점왕까지 올랐다.

바디를 눈여겨본 것은 바로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던 레스터 시티다.

100만 파운드 이적료로 레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바디는 두 번째 시즌에 16골을 넣으면서 레스터 시티를 프리미어리그로 올려놓았다.

프리미어리그 첫 해는 주춤했다. 34경기 5골이 전부였다. 하지만 바디는 두 번째 시즌 펄펄 날기 시작했다. 11경기 연속 골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35경기에서 24골 6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3위, 공격포인트는 최다다. 이미 영국축구기자협회(FW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로도 뽑혔다.

이제 남은 것은 득점왕 타이틀이다. 현재 1위는 25골의 해리 케인(토트넘).

바디는 첼시를 만나고, 케인은 뉴캐슬을 만난다. 레스터 시티는 우승을, 토트넘도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가 비기면서 최소 3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덕분에 양 팀 모두 바디와 케인에게 찬스를 몰아줄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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