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광주 5.18 민주 묘지는 참회와 각오를 다지고 보여주려는 정치권 인사들에겐 성지와 같은 곳이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지난달 25일 총선 직후 원내 1당의 지위를 획득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주요 당직자 등이 민주 묘역을 참배하는 등 정치권 인사들의 참배와 분향이 줄을 이었다.
특히 총선 당월인 지난달 22일에는 더민주 송영길 의원과 측근들, 17일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지역 당선자 등이 참배하는 등 8차례나 정치권 인사들이 5.18 민주 묘역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3월에도 더민주 광주·전남 후보들과 국민의당 광주시당 당원 등의 참배가 있었고, 2월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정동영, 김동철 등 지도부가 잇따라 방문하는 등 올들어서만 정치권 인사들의 참배 행렬은 줄잡아 20차례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4월 11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달빛 동맹 도시인 대구의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당원 등 300여 명이 한번 참배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치권 인사들의 참배가 없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5.18 기념재단 김양래 상임대표는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는 인사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겠지만 기념재단이나 광주의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분들이 다녀 가시는 것을 환영하며, 또 바람직한 현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5.18 36주년 기념식을 비롯한 각종 추모 행사들이 열리는 5월 들어서는 정작 정치권의 방문 계획이 거의 없다.
실제로 5.18 민주 묘역 관리사무소가 지금까지 5월 민주 묘역 참배예약자를 분석한 결과 광주시와 전남도, 시, 도 교육청과 일부 구청 공직자들의 참배 외에는 주요 정당이나 정치권의 참배 예약은 거의 없다.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얻어 보려고 정치인들이 앞다퉈 찾던 5.18 민주 묘지가 정작 5월에는 정치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