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프로로 전향한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한국과 캐나다에 이어 PGA 2부투어까지 치르고 나서야 ‘꿈의 무대’ PGA투어에 입성했다. PGA 2부 투어에서는 우승도 경험하고 준우승도 두 차례 경험했지만 PGA투어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우승 경력이 없는 중위권 선수였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이름보다 2013년 ‘피닉스 오픈’ 당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선보인 것이 더욱 화제가 됐을 정도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존재감 없는 선수였다.
생계를 위해 골프용품점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고, 돈을 빌려 캐디를 고용하는 등 풍족하지 않은 경제적 상황에서도 골프선수의 꿈을 이어온 그는 지난해 ‘노던 트러스트 오픈’ 우승으로 PGA투어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15개월 만에 다시 한 번 PGA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간의 설움을 완전히 씻었다.
제임스 한은 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할로 골프클럽(파72·7575야드)에서 끝난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로베르토 카스트로(미국)을 꺾고 통산 두 번째 PGA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3위로 최종일 경기를 시작한 제임스 한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더 줄여 카스트로와 함께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72홀 경기를 모두 마쳤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 홀. 앞서 보기를 기록했던 제임스 한은 깔끔하게 파로 막은 반면, 카스트로는 보기를 범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제임스 한은 자신이 PGA투어에서 기록한 2승을 모두 연장 승부 끝에 가져가는 승부사 본능을 선보였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종일에만 6타를 줄이고 필 미켈슨(미국) 등과 공동 4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국적 선수들이 모두 컷 탈락한 가운데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6)도 5타를 줄이고 공동 9위(5언더파 283타)로 상위권 성적을 거뒀다. 재미교포 마이클 김(23)은 2타를 잃어 6오버파 294타 공동 69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