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중의 고전 속 문장 120선 …"나를 속일지라도 따지지 않았으니"

신간 '김원중 교수의 마음에 쓰는 고전'…마음· 현명· 생각· 인연· 성공· 행복

자신을 낮추고 비우는 태도
논어 · 태백 泰伯

능력이 있으면서도 능력 없는 사람에게 묻도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적게 아는 사람에게 물으며,
있으면서도 없는 듯이 행동하고
가득 차 있으면서도 텅 빈 듯하며,
[다른 사람이] 나를 속일지라도 [잘잘못을] 따지지 않았으니
예전에 나의 벗이 일찍이 이렇게 실천했다.

이능문어불능 이다문어과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유약무 실약허 有若無 實若虛
범이불교 석자오우상종사어사의 犯而不校 昔者吾友嘗從事於斯矣

묵묵히 실천하는 우직한 모습이 필요함을 꼬집은 글이다. 공자가 그토록 좋아한 안회의 삶이 겉으로는 어리석어 보였으나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그렇지가 않았다. <술이>편의 "없으면서 있는 척하고, 비었으며넛도 가득 차 있는 척하며, 곤공하면서도 부자인 척하니…"라는 말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의미가 분명해진다._p.162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명심보감明心寶鑑》 〈성심하省心下〉

흰 옥을 진흙 속에 던지더라도
그 빛은 더럽힐 수 없고,
군자는 혼탁한 곳에 가더라도
그 마음을 더럽히거나 어지럽힐 수 없다.
따라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과 서리를 견뎌내고,
밝은 지혜는 위험과 어려움을 건널 수 있다.

白玉投於泥塗 不能汚穢其色 (백옥투어니도 불능오예기색)
君子行於濁地 不能染亂其心. (군자행어탁지 불능염란기심)
故松柏可以耐雪霜 明智可以涉危難. (고송백가이내설상 명지가이섭위난)

충분히 경험하고 겪어봐야 내면(진실)이 드러나는 법이다. 평소에는 좋은 감정으로 시작했으나 시간이 흘러 이해관계가 얽히면 결국 초심마저 흔들리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_p.20

위험은 예측해서 막아라
《사기史記》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대개 명민한 사람은 [일이] 싹도 트기 전에 미리 알고
지혜로운 사람은 위험이 나타나기 전에 피한다.
재앙이란 본래 대부분 드러나지 않고
미묘한 곳에 숨어 있다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곳에서 나타난다.

蓋明者遠見於未萌 而智者避危於無形. (개명자원견어미맹 이지자피위어무형)
禍固多藏於隱微 而發於人之所忽者也. (화고다장어은미 이발어인지소홀자야)

사마상여가 한무제에게 올린 글에 나오는 말이다.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위에서 말하듯 위험은 예측해서 그물로 세밀하게 거른 뒤에도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다. _p.82

『김원중 교수의 마음에 쓰는 고전』은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주제를 크게 ‘心(마음)’ ‘賢(현명)’ ‘思(생각)’ ‘緣(인연)’ ‘成(성공)’ ‘福(행복)’으로 나누고, 삶의 지표가 되고 힘이 되는 명문 120가지를 가려 뽑아 이 책에 담았다. 모든 문장은 필자가 직접 번역하거나 출간한 책에서 선별한 것으로 읽는 맛을 주기 위해 새로이 문구를 손보았고, 한 문장씩 읽어보고 직접 써내려가면서 고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필사 구성을 따랐다. 무엇보다도 선인의 경험과 교훈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 해설을 덧붙여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고 인간관계를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동양 고전의 연구와 번역에서 독보적인 김원중 교수가《김원중 교수의 마음에 쓰는 고전》이란 제목으로 필사 책을 출간했다.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주제를 크게 ‘心(마음)’ ‘賢(현명)’ ‘思(생각)’ ‘緣(인연)’ ‘成(성공)’ ‘福(행복)’으로 나누고, 삶의 지표가 되고 힘이 되는 명문 120가지를 가려 뽑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우리 눈앞에 닥친 문제들에 대한 실마리와 촌철살인의 지혜가 담긴 《논어》, 《사기》, 《손자병법》, 《한비자》, 《채근담》, 《노자》, 《격몽요결》, 《명심보감》 등에서 삶의 지침이 되고 마음을 사로잡았던 문장을, 《중용》, 《대학》, 《맹자》, 《후한서》, 《순자》, 《시경》 등에서 주옥같은 문장만을 골라 이 책에 수록했다.

한 문장씩 읽어보고 직접 써내려가면서 고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필사 구성을 따랐다.


선인의 경험과 교훈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 해설을 덧붙여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고 인간관계를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여섯 주제: ‘心(마음)’ ‘賢(현명)’ ‘思(생각)’ ‘緣(인연)’ ‘成(성공)’ ‘福(행복)

心 마음을 살펴 오늘을 살다 : 같은 행동이나 상황을 두고도 그때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세상의 이치이다. 마음을 살펴 오늘을 힘껏 살아내면 내일이 행복하고 삶이 풍요롭다.
賢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면 :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가졌는가? 나를 알고, 자신을 이기며, 만족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임을 기억하라.
思 천 번 생각하면 한 번은 터득하지 않겠는가 :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대단한 권력을 가진 사람도, 어리석은 사람도……. 자신을 수양하고 학문을 익혀 나아간다면 조금은 더디겠지만 언제고 뜻한 바를 이룰 것이다.
緣 덕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 무릇 인연이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전제되었을 때 가능하다. 지혜를 터득하고 자신의 삶에 투영해봄으로써 성장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외롭지 않다.
成 나만의 칼자루가 있는가 : 인생을 바꿀 기회가 세 번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잘못된선택은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멸하게 한다. 겸손의 미덕을 쌓고 벼랑 끝에 선 것처럼 늘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福 물처럼 사는 인생이 아름답다 : 행복이란 물질과 지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 느끼는 마음에 있다. 욕심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처럼 유연하게 살아갈 때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
.
책 속으로

만족하고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노자老子》 9장

가지고 있으면서 더 채우려고 하면 그만두는 것만 못하고
[날을] 다듬어서 더 뾰족하게 만들면 오래 보전할 수 없다.
금과 옥이 집안에 가득 차도 그것을 지킬 수 없고
부귀하면서 교만하면 스스로 그 허물을 남기게 된다.
공이 이루어지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이치다.

持而盈之 不如其已 ?而銳之 不可長保. (지이영지 불여기이 췌이예지 불가장보)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금옥만당 막지능수 부귀이교 자유기구)
功遂身退 天之道. (공수신퇴 천지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권력, 신분, 도덕, 권위, 삶과 죽음 등 여러 가지 구별이 있고, 그 구별이 사람들을 구속한다. 어느 정도 만족하면 즉시 그만둬야 후환이 없다. 노자는 자신이 가진 것 자체를 잊어버리라고 충고한다. 교만하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만다. _p.132

빛을 감추고 덕을 길러라
《채근담菜根譚》 전집 19장

완벽한 명성과 훌륭한 공로는
혼자만 차지해서는 안 되며,
조금은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만
해로움을 멀리하고 자신을 온전히 할 수 있다.
욕된 행위와 더러운 이름은
남에게 전부 떠안겨서는 안 되며,
조금은 자신에게 돌려야만
빛을 감추고 덕을 기를 수 있다.

完名美節 不宜獨任 分些與人 可以遠害全身. (완명미절 불의독임 분사여인 가이원해전신)
辱行汚名 不宜全推 引些歸己 可以韜光養德. (욕행오명 불의전추 인사귀기 가이도광양덕)

남에게 좋은 명성을 돌리고 더러운 이름은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 옳다. 칭찬을 독차지하지 않고 불명예를 남에게 미루지 않는 자기희생이 덕을 쌓는 지름길이다. _p.178

칼자루를 쥐어라
《한비자韓非子》 〈이병二柄〉

무릇 호랑이가 개를 복종시킬 수 있는 까닭은
발톱과 이빨을 지녔기 때문이다.
만일 호랑이에게서 발톱과 이빨을 떼어
개로 하여금 사용하게 한다면
호랑이가 도리어 개에게 복종할 것이다.

夫虎之所以能服狗者 爪牙也. (부호지소이능복구자 조아야)
使虎釋其爪牙而使狗用之 (사호석기조아이사구용지)
則虎反服於狗矣. (즉호반복어구의)

발톱과 이빨은 호랑이가 갖고 있는 힘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힘이 있어야 타인을 거느릴 수 있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강한 자가 멋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세상은 정글의 법칙이란 말이 여전히 통하니 좀 서글프지만 어쩔 수 없다. 힘을 기르자. _p.198

세상은 순환하고 상생한다
한비자韓非子ㆍ설림하說林下

때에는 가득 찰 때와 텅 빌 때가 있고
일에는 이로울 때와 해로울 때가 있으며
만물은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

時有滿虛 事有利害 物有生死. (시유만허 사유리해 물유생사)

세상사는 단순하게 흘러가지 않고, 상생하며 발전한다. 인간의 일도 마찬가지다. 자기감정에 몰입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냉철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사고의 유연성을 말하고 있다. _p.268

김원중 지음/한겨레출판/28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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