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된 야권이 이들 기념일을 계기로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모처럼 단합을 과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당으로선 이들 행사 참석의 방식과 수위를 최종적으로 결정짓지 못해 '낡은 진보' 청산을 외치며 중도 보수층으로 외연 확장을 꾀하는 전략이 고민거리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8일 야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더민주 지도부는 오는 18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7주기 추모식 참석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5·18 행사의 경우 전야제부터 지도부가 대거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더민주는 20대 국회 초선 당선인들의 경우 두 행사 모두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원 참석을 기본 방침으로 정해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으로서 야권의 정통성을 과시하는 동시에 당의 단합을 도모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도 이들 행사에 참여할 경우 야권이 총선 승리 이후 처음으로 결집해 세를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시점에서 야권 공조를 위한 양당 지도부 간 조율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두 야당이 총선 이후 야권 '심장부'인 광주 민심을 두고 벌이는 첫 쟁탈전으로서도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이들 행사에 지도부가 참석한다는 큰 방침 외에 세부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행사 모두 참석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 일정이나 참석 대상 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중"이라고만 답했다.
일각에서는 5·18 행사 참석 전날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도 제기됐으나 아직 최종 결정된 내용은 아니라고 국민의당은 설명했다.
국민의당의 조심스러운 태도를 두고 신당으로서 처음 맞는 이들 행사가 당의 지향과 노선을 보여주는 중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겠다는 지향점을 제시한 만큼 야권 지지층이 결집하는 이들 행사 참석을 두고 중도 및 보수 성향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같은 야권이지만 더민주를 겨냥, '낡은 진보'와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청산을 외쳐온 점도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는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직후인 지난 1월 12일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으나, 일부 친노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아직 간 덜 봤냐"라는 야유를 받아야 했다.
당 관계자는 "5·18 민주화운동이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든 정치적 논란 거리가 돼선 안 된다. 많은 국민이 기념하고 추모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게 당연하다"며 "이들 행사 참석을 국민 통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