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측 "옥시 본사도 유해성 인지"

혐의 전면 부인, "뒷돈 수수 아니고, 보고서 조작도 아냐"


[YouTube 영상보기] [무료 구독하기] [nocutV 바로가기] [Podcast 다운로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측에 유리한 보고서를 작성해주고 대가를 챙긴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수의학과 조모 교수 측이 보고서 조작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 교수 측은 옥시 측이 보고서 작성 시기인 2011년 무렵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 측 김종민 변호사는 8일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 조작 혐의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을 우려하는 의견을 냈었다고 밝혔다.

조 교수 측은 "2012년 4월 18일자 흡입독성보고서 최종본이 나오기 전 권모 연구원이 작성한 초안 단계에서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며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옥시 측에 경고를 했다"며 "독성이 있는데 왜 없다고 하는지를 지적하며 다시 보고서를 작성하라고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옥시 측이 생식독성실험과 흡입독성실험 결과를 조 교수 측으로부터 받은 2011년과 2012년 초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을 이미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11월 29일 옥시 측 한국법인 대표, 옥시 영국 본사, 싱가폴, 미국, 호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조 교수가 독성결과를 보고했고, 2012년 2월 17일에도 서울대 수의학과 연구회의실에서 같은 보고를 진행해 모를 수 없다는 것이다.

조 교수팀은 2011년 10~12월 석달 동안 임신한 쥐를 활용해 PHMG 인산염이 뱃속 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생식독성 실험과 일반 쥐를 대상으로 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했다.

조 교수팀은 2011년 11월 29일 생식독성 실험 결과 임신한 쥐 15마리 가운데 13마리의 새끼가 죽었다는 결과를 중간보고 형태로 옥시 한국법인 대표 등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2월 흡입독성 실험 결과, 폐질환과 살균제 성분 간 인과관계는 명확지 않지만 간이나 신장 등 병변 가능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전했다고 조 교수 측은 밝혔다.

조 교수 측은 옥시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김앤장이 자신의 연구 결과 중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제출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옥시레킷벤키저로부터 뒷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구속된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조 교수에 따르면 김앤장은 2013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가습기 살균제 관련 원데이터를 요청한 뒤 실무책임자인 권 연구원을 통해 받아갔다.

조 교수는 "원데이터를 모두 가져가 분석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옥시와 김앤장이 어떤 경위로 연구결과 중 옥시에 유리한 부분만을 발췌해 제출한 경위에 매우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 측은 또 2011년 10월 28일부터 같은해 12월 29일까지 3개월 동안 매달 400만원씩 총 1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1년 예정인 실험을 빨리 진행하면서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을 투여한 데 대한 보상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개인계좌로 받고 세금도 냈는데, 부정 청탁 대가로 챙기려고 했으면 왜 현금으로 안 받고 계좌로 받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조 교수가 검찰에 옥시 측과 대질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주일 전쯤 한창 힘들 때 썼던 5~6장 분량의 유서가 가택 수사 과정에서 발견되면서 원치 않게 긴급체포가 됐다고 호소했다.

조 교수는 최근 검찰 조사에 대해 "벽에 대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고 변호인 측에 답답한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 교수 측은 "학자이자 연구총괄책임자로서 철저히 (연구를) 챙기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은 하지만, 잘못 기재된 부분이 옥시로부터 부정한 돈을 받았기 때문에 작성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