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및 미세먼지 대책 당정협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로 소중한 가족을 잃게된 유가족과 피해자에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준비를 위해 법 개정을 서두르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991년 원진레이온사태를 언급한 뒤 "이번 옥시사태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정부의 대응은 원진레이온 사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며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확인했는데 왜 복지부와 식약처 등은 갓난아기와 산모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역학조사에 나서지 못했느냐"고 질타했다.
또 "수의과 교수, 옥시 측은 살균제의 유해성을 확인한 실험 결과를 고의적으로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다"며 "많은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 물질의 유독성을 어떻게 돈 때문에 은폐할 수 있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왜 지난 5년간 진상규명을 유가족과 제조업체 싸움에 맡겼나”라며 "검찰은 이번 사태의 전말을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한 점 의혹이 없이 국민 앞에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복지부 등 관계당국에 대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한발 더 나아가 자체 조사를 실시해달라"면서 ”시중에 유통 중인 위생용품의 화학유해성 여부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실시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새누리당은 이 사건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이 사건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전부터 사회문제화됐는데 정부는 사태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의문이 든다. 정부가 피해자 아픔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사태해결 의지가 있었는지 냉정하게 돌이켜 짚어봐야 한다"고 당국을 질책했다.
그러면서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근본 원인까지 철저하게 밝혀서 다시 이땅에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가습기살균제 뿐아니라 생활화학제 전반의 관리를 위해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제도 이상으로 관리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피해자와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 보상과 지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정부가 총체적 역량을 모아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국의 대형종합병원에서 피해자 조사가 동시에 이뤄져서 지금도 애타는 피해자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조치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수많은 인명이 살상 당한 상상조차 불가능한 인재"라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통감하고, 큰 고통과 슬픔을 안고 사는 피해자와 가족들 앞에서 고개를 들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가습기살균제는 당초 향균 카페트 첨가제로 유해성 조사를 받은 화학 물질을, 가습기용으로 아무런 체크 없이 전용함으로써 발생했다"며 "법적 장치가 미비한 상태에서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을 주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턱 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는 이 자리를 계기로 피해자에 대한 심층 조사와 판정을 진행하고, 피해 인정 기준에 대해 지원하는 한편 유사사고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