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친구인데 나보다 더 나를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엄마. 그 이름을 부를 때마다 항상 곁에 있어 주니 우리는 그 존재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치 일상에서 공기와 물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어느덧 내가 필요할 때만 부르게 되는 엄마. 하지만 엄마는 오직 나를 걱정하고 생각하면서 언제나 곁에 있습니다. 늘 자식 걱정에 주름은 깊어지고 점차 나이가 들어 늙어가지만 우리는 그것도 바로 알아채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끝내 모르기에는 너무 큰 사랑이기에 우리도 언젠가는 알게 되지요. 바로 엄마가 더 이상 내 곁에 없을 때 비로소 말입니다.
세상에 온 첫 날부터 내 곁에 있었기에 언제까지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엄마. 하지만 그 누구도 이별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엄마의 거대한 사랑을 조금 더 일찍 알더라도 우리가 보답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조금 달라질 게 있다면, 여전히 우리가 가장 많이 부르는 그 이름, "엄마"를 조금 더 따뜻하게 불러 드리는 게 아닐까요? 이 책은 저마다 엄마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투영할 수 있도록 단 한 마디 "엄마"로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상황과 장면에 어울리도록 작가가 수십 번, 수백 번 쓴 "엄마"를 합하면 일반적인 그림책보다 훨씬 많은 글이 될 겁니다. 곁에 있어 주는 엄마의 모습과 그 순환적 운명을 반영한 세로 띠지 구성에 이르기까지, 언젠가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은, 모두의 첫 번째 친구 엄마의 사랑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을 만나고 그 사랑을 받아 다시 부모가 되는 과정, 그 보통의 삶에서 발견하는 애틋하고 뜨거운 감동을 만나 보세요.
강경수 지음/북트레일러/48쪽/12,000원
'나의 아버지'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웅, 아버지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을 만나고 그 사랑을 받아 다시 부모가 되는 과정, 그 보통의 삶에서 발견하는 애틋하고 뜨거운 감동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아빠는 못하는 게 하나도 없어!". "우리 아빠가 최고야." 어린 아이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어린 시절에 보는 아빠란, 그들의 능력과 상관없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멋지고 힘 센 영웅이지요. 키가 엄청 큰 거인이고,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거나 안아 주는 힘 센 장사이며 힘들다고 찡그리는 법도 없는 강인한 존재니까요. 게다가 가장 가까이서 자전거 타기, 연날리기, 수영까지 모든 걸 가르쳐 주는 아빠는 마치 영화 속 영웅과도 같습니다. 아이들은 그런 영웅이 갑자기 사라질까 걱정하기도 하지요.
"응, 아빠는 어디에도 안 갈게." 아빠는 항상 아이 뒤에서 지켜줍니다. 그 든든한 보살핌 속에서 배운 아이들은 어느덧 모든 것에 능숙해집니다. 두 손 놓고 자전거를 타면서 폼도 좀 잡고, 물수제비 너 댓 번은 이제 식은 죽 먹기, 수영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접영도 거침없이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작기만 했던 아이들이 아빠만큼 자라고, 많은 걸 할 수 있게 된 내 안에 나도 자라지요. 그렇게 스스로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즈음, 어릴 때 모든 걸 가르쳐 주었던 아빠가 내 뒤에 있는지 없는지도 더는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커져 버린 만큼 생기는 거리감 때문인지 아빠를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자만에 빠져서 실수하거나 아빠에게 배우지 못한 일이 닥칠 때면, 모든 걸 다 아빠에게 배웠던 다섯 살짜리 꼬마로 다시 돌아가 "아빠"를 부르게 되지요.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보이던 아빠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힘이 들 때 기대곤 했던 넓은 어깨는 구부정해지고, 넘어질 때마다 날 잡아 주던 든든한 손은 쭈글쭈글해지고, 차가운 세상에 부딪힐 때 안아 주던 따뜻한 품은 좁아져 더 이상 날 안아 줄 수 없을 듯해요. 하지만 구부정해 보이는 어깨는 여전히 넓고, 쭈글쭈글한 손에는 경험이 담겨 있고, 좁아진 것 같은 아버지의 품은 여전히 뜨겁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바로, 내가 아빠가 되고 부모가 될 때 말이지요.
강경수 지음/북트레일러/52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