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과밀화 응급실에 '컬러' 입혔다

면적 2배 확대…"과밀화 해소하고 감염예방 강화"

세브란스병원이 응급실 과밀화 해소와 감염예방 강화를 위해 진료구역을 색깔로 구분하는 등 변화를 예고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오는 7월부터 6개월간 현재 1천611㎡ 크기의 응급진료센터를 3천431㎡로 2배로 확대하는 공사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면적은 확대되지만, 침상 수는 동일하게 유지해 현재 60㎝인 침상 간격을 150㎝로 떨어뜨리는 등 진료환경 개선에 중점을 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진료공간을 구역별로 구분하고 이를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색깔을 달리하는 것이다.

환자의 상태를 분류하는 트리아지(triage) 구역과 더불어 접수, 대기공간은 주황색, 경증 및 중증환자 구역은 하늘색, 음압병실이 있는 감염구역은 녹색 등으로 공간 특성에 따라 색을 입힐 예정이다.

박인철 응급진료센터 소장은 "기존에는 소아환자구역을 제외한 모든 공간이 무채색 벽이었다"며 "색깔로 응급실 안에서도 공간이 구분된다는 점을 환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지시키면 중증환자가 감염구역에 가는 이동을 막는 등 혼잡함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를 위해 중증도에 따른 환자의 진료구역도 세분화한다.

간단한 처치가 필요한 경증환자들은 중증환자와 섞이지 않고 따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패스트트랙(Fast Trac)이 신설된다.

패스트트랙에서는 엑스레이만 찍고 귀가할 예정인 환자, 수액 처지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 진통주사만 맞아도 되는 환자 등을 진료하게 된다.

또 24시간 이내 입·퇴원하는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응급입원 병상 20여개도 본관 2층에 마련된다.

무엇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신종 감염병 발생을 대비한 200㎡ 규모의 감염구역과 비상 시스템이 운영된다.

격리치료 공간인 음압병상은 감염구역과 소아환자구역에 각각 2개, 1개가 들어서며 공조시스템도 공기가 위로 들어와 밑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로 바뀐다.

특히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이나 지진, 산업재해 등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감염구역을 확장해 운영하게 된다.

평소 중증환자를 돌보던 진료구역 일부를 감염구역과 함께 다른 공간과 분리되도록 천창에서 차단벽(셔터)을 내리는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박 소장은 "평상시에는 감염구역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지만, 메르스와 같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응급실 개선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과밀화를 해소와 감염예방 강화"라며 "공사가 끝나면 실질적인 대기시간이 줄고 환자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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