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펼쳐질 두 팀의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양현종은 시즌 첫 승을, 박주현은 3승째에 도전한다.
두 투수의 올 시즌 행보는 상반된다. 양현종은 부족한 타선 지원 등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아 3연패 중이고, 박주현은 상대적으로 풍족한 득점 지원에 패전 없이 2연승 중이다.
▲'도대체 왜' 양현종, 5차례 QS에도 3패만
양현종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ERA) 3.54, 1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무승에 3패만을 안고 있다. 6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운 25명 투수 중 무승은 양현종과 한화 송은범(4패)뿐이다. 송은범은 ERA 24위(5.83)라 그렇다 쳐도 양현종은 불운이라 할 만하다.
비슷하거나 낮은 순위의 ERA 투수들도 1승 이상은 거뒀다. 양현종 바로 밑의 삼성 윤성환(3.66)은 벌써 4승째(1패)를 수확했다. 4.23의 팀 동료 헥터 노에시도 3승1패다. ERA 5점대에 육박하는 케이티 슈가 레이 마리몬(4.78)은 5승 1패다.
그만큼 수비진과 타선 지원이 빈약했다. 지난달 8일 양현종은 케이티전에서 7이닝 2자책(4실점)에도 패전을 안았고, 4월26일 한화전 6이닝 3실점, 지난 1일 두산전 7이닝 3자책(4실점) 등 퀄리티스타트에도 패배를 기록했다. 4월20일 삼성전 8이닝 1실점 등 2번의 퀄리티스타트 이상 투구에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양현종은 승운이 괜찮은 편이었다. ERA 1위(2.44)로 생애 첫 타이틀을 따낸 지난해 양현종은 15승6패였고, 2014년 ERA가 4.25로 조금 높았지만 개인 최다 타이인 16승(8패)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7일 경기도 만만치 않다. 넥센 타선은 6일 만루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20안타로 15-6 대승을 거뒀다.
여기에 첫 고척돔 경기를 치른 KIA 수비진은 두 차례 실책성 플레이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불운을 끊기 위해서는 양현종이 에이스의 책임감을 발휘한 뒤 타선의 지원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박주현, 데뷔전 불운 뒤 잇딴 행운에 무패 행진
반면 박주현은 올 시즌 운이 적잖게 따르는 경우다. 올해 데뷔한 1군 무대에 본인이 일단 훌륭하게 적응하고도 있지만 무패 행진에는 동료들의 도움을 빼놓을 수 없다.
박주현은 지난해 2차 3라운드 29순위, 계약금 9000만 원에 입단했다. 큰 기대를 받는 투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 시즌 5경기 등판 2승 무패, ERA 3.25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규정 이닝이 살짝 모자라는데 ERA 순위라면 8위로 리그 대표 좌완 양현종보다 높다. 시속 14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체인지업이 일품이다. ERA 3.19(7위)인 신재영(4승2패)과 함께 올 시즌 넥센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사실 박주현은 데뷔전에서는 불운했다. 지난달 3일 롯데와 홈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5-0으로 앞선 채 6회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9회 5-5 동점을 허용해 승리가 무산됐다. 그나마 팀이 6-5로 이겨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이후 2경기는 행운이 따랐다. 박주현은 4월 9일 두산전 5이닝 8피안타(2홈런) 5실점, 6일 뒤 KIA전 3⅔이닝 6피안타(2볼넷) 4실점 등 다소 부진했지만 패전을 면했다. 타선의 도움으로 동점 이상 상황을 만들어줬다.
이후에는 충분히 승리에 어울리는 호투를 펼쳤다. 4월22일 LG전 7이닝 무실점 환상투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지난 1일 SK전도 7이닝 1실점 호투로 연승을 달렸다. 신재영의 연승은 끝났지만 박주현은 아직 유효한 것이다.
다만 박주현은 KIA에 한번 등판해 혼쭐이 난 경험이 있다. 지난달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당시 피안타율이 무려 3할7푼5리였다. 또 양현종과 맞대결에 대한 부담도 있다. 올 시즌 고척에서 2승 ERA 0.47을 찍은 좋은 기억을 이어가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