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서비스를 열면서 쏟아진 언론의 기사들은 대부분 지방 정부의 축제에 대한 비판과 지방 공공기관, 공사에 대한 비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심지어 지역 축제나 공공기관, 공사에 대한 평가를 예산이 집행되고 회수된 수지평가에만 의존해서 부실하고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이들을 정부의 대안 즉, 축제총액한도제나 공공기관, 공사 등 통폐합 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해 내고 있다.
지역 축제가 남발되고 있다는 현상에 대해서는 당연히 지적이 필요하다.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에서 축제가 수위를 차지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일은 축제는 수지표만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쏟아진 기사들 중 3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여서 유일하게 5200만원의 수익을 냈다는 강원도 화천군의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는 992억 원의 직접 경제효과와 1248억 원의 생산유발, 259억 원의 소득유발 등 2499억 원의 직간접 경제효과와 2345명의 고용효과를 유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군부대와 장마 피해의 지역으로만 알려져 있던 화천을 가족과 함께 반드시 가봐야 할 명소로 만들고, 세계적으로 이름난 겨울 축제 중 하나로 꼽히며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산천어 축제가 고작 5200만원을 벌어들인다고 평가한다는 일은 삼척동자가 웃을 일이다.
이 기사들에서 의도를 의심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전주영화제에 대한 언급때문이다. 기사들은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60억 4000만원을 쓰고도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고 했고, 전주시는 전주국제영화제에 21억7000만원을 순수 부담했다고 쓰고 있다. 부산 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결산표로만 보면 당연히 수익이 0일 수밖에 없다. 이 행사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수지를 맞추게 되어 있고 수익은 당연하게도 부산시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로 들어가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러면 부산시는 이 행사로 이익을 본 것이 단 한 푼도 없을까?
기간 중 부산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22만 7377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현장에서 표를 구하기 위해 중국·일본인 관광객들이 개막 3일 전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생산·부가가치 유발효과를 2013년 기준으로 최대 2172억원, 고용 유발효과를 2483명으로 추산했으니 관객이 더 늘어난 2015년은 어떻겠습니까?
축제가 제구실을 못하거나 방만하게 운영되는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축제를 지방정부가 주민들에게 베푸는 일종의 시혜성 이벤트로 추진하는 곳들이란 점이다. 민간으로부터 잘 준비된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이 제시되고, 관이 간섭하지 않고 적극 지원하는 축제들은 대부분 성공한다. 30배, 60배의 결실을 낳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중앙정부가 시도하겠다는 지자체 행사·축제 예산 총액한도제는 어떤 관점과 철학에서 나온 정책인가?
축제는 장사판이 아니다. 축제는 관이 민에게 베푸는 잔치판도 아니다. 축제는 일상에서 만나지 못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임을 깨우치게 하고,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좀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는 동력을 얻게 하는, 거대한 치유의 공간이자 사회화의 공간이다.
당연히 수평적 질서를 근간으로 공동체가 스스로 준비하고 스스로 즐길 수 있게 해야 비로소 축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몫은 당연하게도 심부름밖에 없다. 심부름하는 자가 주인의 모습이 못마땅하다고 주인의 목을 조르려고 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리로 내쫒긴 후 슬피 울며 이를 가는 미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