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우의 위(양)와 창자(곱창)는 공급 물량이 절대 부족해 음식점들이 확보경쟁을 벌여야 할 정도로 귀한 식재료가 됐다. 이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미국과 호주 등 외국산 축산부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에선 축산부산물에 대한 품질과 위생, 가격 관리가 엉망이다. 유통 시스템도 통제 불능 상태다. 결국,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 국내산 소 부산물 공급량 감소....수입 물량 증가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소는 600kg 어미 소를 도축하면 정육이 35%, 지방 35%, 부산물 30%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부산물 공급물량이 도축 마리 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국내산 소 도축물량은 지난 2014년 104만 마리에서 지난해는 101만 마리로 2.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산 소 부산물 공급물량도 18만7천 톤에서 18만2천 톤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다 보니, 외국산 소의 부산물 수입물량이 증가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외국산 소의 부산물 수입물량은 2014년 5만8천 톤에서 지난해는 5만8천800톤으로 1.5%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소 부산물 가운데 국내산이 75%, 수입산이 25%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수입된 외국산 소 부산물 가운데는 머리고기가 1만1천300톤으로 가장 많고, 횡격막이 1만1천100톤, 위가 7천800톤, 꼬리 4천400톤, 창자 3천톤 등이다.
돼지의 경우 국내산 도축물량은 2014년 1,566만 마리에서 지난해 1,588만 마리로 1.4% 늘어났다. 그만큼 국내산 돼지 부산물도 증가했다.
그런데, 외국산 수입 부산물도 덩달아 크게 증가했다. 돼지 부산물 수입물량은 2014년 14만3,746톤에서 지난해는 25만6,114톤으로 무려 78.2%나 급증했다.
지난해 수입 부산물 가운데는 족이 3만3천500톤으로 가장 많고 창자 8천900톤, 머리 5천200톤, 횡격막 4천700톤, 기타가 9만2천400톤 등이다.
◇ 축산부산물 가격, 제멋대로....수요, 공급 무시
축산부산물 유통 구조는 아주 간단하다. 축산농가가 소나 돼지를 출하하면 도축장에서 도축이 이뤄지고, 도축 과정에서 지육(뼈가 포함된 몸체)과 부산물로 분리된다.
도축장에서 분리된 부산물은 가축 주인이 직접 가져가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도체 비용 대신 도축장에 넘기게 된다.
도축장은 이렇게 확보한 부산물을 전문 도매상에게 판매하고, 다시 전문 도매상은 2차 도매상에게 넘기면 부위별 분할과 추가 세척 등의 작업을 거쳐 음식점이나 대형할인매장, 정육점, 집단급식소 등에 공급하게 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도축장에서 전문 도매상에게 넘기는 한우 부산물 가격은 지난해 9월 기준 수소 1마리 당 평균 23만7천원이다.
이 가운데 머리가 6만3천원, 내장(곱창, 양, 천엽, 간 등 포함)이 6만2천원, 가죽이 5만9천원, 우족이 4만7천원 등이다.
그런데, 내장의 경우 2차 도매상인이 소매상인에게 판매하는 가격이 평균 11만5천 원 정도로, 2단계 만에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특히, 보통 어미 소 1마리에서 6kg 정도가 생산되는 구이용 곱창의 경우 도매가격이 비싸게는 1kg당 1만1천 원 정도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산 소고기 가격이 도매시장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1kg당 1만5천 원대에 판매됐던 것과 비교해 70%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소 부산물 가격이 그만큼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호주산 소 앞다리의 수입가격도 냉장 1kg 기준 2014년 1만300원에서 지난해 9월에는 1만2천500원까지 폭등했다.
돼지는 도축장에서 출하되는 1차 부산물 가격이 1마리 당 2만1천원에 달했다. 머리가 6천500원, 내장(곱창, 막창, 간, 허파 등 포함) 5천300원, 족 4천700원 등이었다.
돼지 족은 이후 도매단계에서 평균 7천원에 거래되고, 머리는 1만2천원, 내장은 9천원대에 판매됐다.
특히, 돼지의 경우 도축 물량이 늘어났지만 1kg당 도매시장 경락가격이 2014년 4,521원에서 지난해는 4,582원으로 오히려 오르면서, 부산물 가격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 축산부산물 개인거래 의존...위생, 가격 관리 엉망
문제는 축산부산물이 공판장이나 대형 유통시설을 통하지 않고 개인들에 의해 아름아름 거래되면서 위생 관리가 엉망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 일반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경우 공판장 경락 가격을 기준으로 시장가격이 형성되지만, 부산물은 개인 간 거래에 의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축산부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부산물 유통 참여자가 전반적으로 영세해 시설 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위생관리가 취약하고 대량 공급 기반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산물에는 품질등급제가 도입돼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와 유통참여자가 품질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가격 조사와 공개 시스템도 부족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 송우진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이 축산부산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산물 가공시설 확충을 통해 부위별 대량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산물 가격조사와 품질기준을 도입하고, 위생 관련 규정을 신설해 부산물의 안전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