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전쟁에 냉장고와 에어컨이 경품으로 걸리면서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차 시장은 이미 지난해 7월 한국GM 쉐보레의 신형 스파크가 출시되면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스파크가 출시 1달만인 지난해 8월 기아차 모닝을 꺾고 7년 8개월 만에 1위에 오르자, 두 회사간 할인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치고 나온 것은 기아차. 가을 김장철을 맞아 김치 냉장고를 경품으로 내세우며 스파크 바람을 차단하자, 한국GM은 올 들어 1월 현금 10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할인으로 대응에 나섰다.
그 결과 스파크는 2월과 3월 연속으로 모닝을 꺾고 1위에 다시 올랐다. 스파크는 특히 3월에 9175대를 팔아 모닝과의 격차를 2월 125대에서 1960대로까지 늘려 명실상부한 경차 1위임을 증명했다.
이에 기아차 모닝은 다시 200만원하는 삼성 ‘무풍송 에어콘’을 들고 나온다. 그러나 4월에도 1위는 스파크였다. 모두 7273대를 팔아 5579대의 모닝보다 1694대 앞섰다.
두 달 연속 1500대가 넘는 격차가 벌어지자 한국GM은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5월부터 230만원하는 LG 프리스타일 냉장고를 경품으로 내건 것이다.
스파크와 모닝이 잘 나갈수록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로서는 냉장고와 에어컨 매출을 올릴 수 있으니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천만원대 초중반의 경차는 사실 마진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차 값의 20%에 해당하는 가전제품을 경품을 걸고 있으니 마진은 더욱 작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GM이 스파크의 판매에 공을 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올 초부터 최고 경영자로 일을 시작한 제임스 김 사장의 공격적인 경영이 반영된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제임스 김 사장은 올해 19만 1천대와 점유율 두자릿수 달성이라는 공격적인 내수판매 목표를 수립했는데,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스파크 판매 1위의 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래 고객을 선점하려는 뜻도 있다고 한다. 한국GM 관계자는 “경차는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엔트리카(입문차)의 하나로 기능한다”며 “스파크를 타본 사람은 미래에 차급을 높여도 쉐보레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스파크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아차도 가만히 있지는 않는다. 올 하반기에는 모닝의 완전변경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형 모닝과 신형 스파크간의 2라운드 경차 전쟁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2라운드 경차 전쟁도 경품 전쟁으로 전개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