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대피해 소녀, 건강 많이 호전돼
-한국 피해아동 발견률, 외국비해 낮아
-아이 죽음으로 개선되는 현실 아쉬워
-아동학대신고는 112로
<모 지역아동센터 박향순 전 센터장>
-원영이 누나, 아직 기관서 보호중
-원영이, 쌀통 보며 먹을 것 걱정해
-학대아동 신호 무시 말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창표(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장), 박향순(○○지역아동센터 전 센터장)
◆ 홍창표>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때 그 인천의 맨발소녀 당연히 생생히 기억나시죠?
◆ 홍창표> 네.
◇ 김현정> 그때 그 아이가 어떻게 탈출을 하게 된 거였죠?
◆ 홍창표> 그 아이는 당시 아동학대로 감금당한 상황이었고요. 배관을 통해서 탈출해서 보호를 받았던 그런 아동학대 사건이었습니다.
◇ 김현정> 결국 배가 고파서 탈출한 거였죠?
◆ 홍창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게 너무 앙상했어요. 11살인데 몸무게가 16kg이었죠?
◆ 홍창표>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처음 딱 보셨을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홍창표> 우선은 빨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당장이라도 아이를 돌봐야 된다고 보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기아가 극심한 상태. 4학년 11살 아이라고 믿겨지시던가요?
◆ 홍창표>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고요. 워낙에 앙상하고 작은 체구였기 때문에 그렇게 추정하기는 어려웠던 상황이었죠.
◇ 김현정> 그 소녀, 지금은 몸이 좀 회복이 됐습니까?
◆ 홍창표> 네, 아동은 이제 안정을 찾았고요. 아동전문보호기관을 통해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안정을 위해서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구요.
◇ 김현정> 심리치료 받고 있고요. 지금 이 소녀 몇 kg나 나가나요. 다 회복이 된 건가요? 정상으로?
◆ 홍창표> 거의 정상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상 11살 아이 수준까지 지금 회복이 됐어요. 당시에 제가 사건 담당했던 경찰분하고 인터뷰를 했었어요. 기억이 나는 게 3년이나 학교를 못 다녔다는 걸 믿을 수 없을 만큼 굉장히 명석하고 그렇게 밝을 수가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어요?
◆ 홍창표> 아이가 똑똑하고요. 본인 주장하는 부분도 명확하고요. 다양한 치료를 받으면서 그리고 적응하면서 잘 지낼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하고 있고, 아이도 잘 따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좀 궁금하기는 한데 아직 정해진 건 없는 건가요.
◆ 홍창표> 아이의 트라우마는 단기간에 개선이 되거나 호전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보다는 상당히 오랜 시간 아이를 치료하면서 결정해야 될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난해 아동학대 건수가 1만건이 넘습니다, 여러분. 이 사건 말고도 부천 사건, 평택 원영이 사건. 참 수 많은 아동학대들이 일어났는데. 이게 우리가 몰랐던 겁니까? 아니면 최근에 특별히 더 많이 발생하는 겁니까?
◆ 홍창표> 원래 아동학대는 이전부터 가정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문제였고요. 최근에 시스템이 정비되고 인식이 개선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민감성 역시 증가하고요. 그러면서 신고도 많이 해 주셔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 김현정>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민감도 그러니까 신고를 해야 되는구나 저게 학대구나. 이런 민감도는 좀 높아져서 그래서 신고 건수가 더 늘어났다고 보시는군요.
◆ 홍창표> 네, 그 부분 인식이 많이 변화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해외에 비하면 아직 현저하게 아동학대가 발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아동 발견률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아동인구 1000명당 학대로 판단된 피해아동의 수를 말합니다. 미국은 9.1명, 호주는 17.6명인데 우리나라는 발견률이 1.1명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피해아동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고이기도 한 거죠.
◇ 김현정> 1만 9000건이나 되는 그 사건 중에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특별히 더 주시했던 사건이 있다면 어떤 거 기억나세요.
◆ 홍창표> 다 공분하셨던 울산 아동 사망 사건이 있었죠.
◇ 김현정> 울산 계모에 의한 살인사건 있었어요.
◆ 홍창표> 네, 계모에 의한 살인 사건. 갈비뼈가 16개가 부러지고.
◇ 김현정> 소풍가고 싶다는 아이를 그런 거였죠.
◆ 홍창표> 소풍가고 싶다고 했던 아이였죠. 안타깝지만 그 아이의 희생으로 관심을 더 가지셨던 것 같고요. 많은 국민들이 그때부터 많은 인식들도 많이 변화가 되셨고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던 사건이죠.
◇ 김현정> 그렇죠. 또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 그 울산사건 외에도.
◆ 홍창표> 사망 사건이 저는 기억이 많이 되는데 2002년부터 2014년까지 통계를 보면 매년 10명 전후로 아이가 사망을 합니다. 사망아동의 희생으로 이런 법률이 바뀌어가는 게 참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중요한 거는 다시는 이런 아이들이 나오면 안 된다는 부분일 텐데. 철저한 대책을 세우는 일일텐데요. 제일 시급한 거 뭐라고 생각하세요?
◆ 홍창표> 많은 국민들도 내 아이 훈육이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셔야 하는데. 이게 우리 가정의 일, 나의 훈육하고는 다르다라는 인식이 좀 큰 거죠.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들도 하고 양육, 훈육에 대해서 더 많이 노력을 해 주셔야 할 것 같고요.
◇ 김현정> 그 말씀은 그러니까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폭력 말씀하시는 거죠?
◆ 홍창표> 네. 제가 한 말씀 더 드리자면요. 법률상으로는 직무상 아동학대를 발견하면 신고해야 하는 신고의무자 직군이 있습니다. 의료인도 있고요, 영유아 보육교사, 초중등 교사, 아동복지 관련 종사자들이 해당이 되는데요. 신고의무자 직군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주변에서 학대로 의심되는 아동이 있으면 아동학대 신고번호가 112입니다.
◇ 김현정> 112. 경찰에 신고하는 거네요.
◆ 홍창표> 네, 맞습니다. 통합된 112 번호로 반드시 신고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홍창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천 아동학대사건의 피해아동 그 맨발 소녀는 도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그 뒤를 좀 쫓아가 봤습니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창표 홍보협력팀장 먼저 만나봤고요. 이번에는 지난 3월, 우리를 참 슬프게 했던 그 사건. 평택 원영이 사건의 그후를 따라가보려고 합니다. 아이가 실종됐다고 부모가 처음에 그랬어요. 그래서 참 아이가 되돌아오기를, 원영이가 되돌아오기를 그토록 바랐지만 결국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던 원영이.
알고 보니까 부모가 원영이를 학대한 끝에 아이가 숨진 거였죠. 그런데 여러분, 이 원영이에게는 누나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때 많은 분들이 이제 그 누나는 어떻게 하느냐. 걱정들을 많이 하셨어요. 도대체 지금 그 원영이 누나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당시 원영이 남매를 잠시 돌봤던 지역 아동센터의 센터장이시죠. 박향순 전 센터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센터장님 나와 계세요?
◆ 박향순> 네.
◇ 김현정> 사실은 원영이가 살아 있을 때 정말 친할머니처럼 따뜻하게 돌봐온 분이기 때문에… 아직도 원영이 생각 많이 나시죠?
◆ 박향순> 그럼요. 그게 금방 잊혀지겠습니까? 그래도 고통 없는 곳에 아픔 없는 곳에 잘 가 있을 거라는 위로를 스스로 하면서도, 가끔 예쁜 꽃을 본다든지 길을 걸을 때는 원영이가 자꾸 생각이 납니다.
◆ 박향순> 글쎄, 지금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아직까지도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거기에서 이제 치료도 받고, 그리고 이제 할머니한테 갈 건지, 친모에게 갈 것인지 그것도 이제 재판이 되는 대로 아마 결정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할머니에게 갈지, 친엄마, 계모랑 살다가 동생이 그렇게 된 거니까 친엄마한테 갈지. 그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군요.
◆ 박향순> 그렇죠.
◇ 김현정> 10살이에요, 그 누나.
◆ 박향순> 네, 지금 10살. 4학년이니까 11살.
◇ 김현정> 한국 나이로 11살 되겠네요. 동생 원영이 얘기를 어느 정도나 알고 있습니까?
◆ 박향순> 제가 듣기로는 알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많이는 구체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그 죽었다는 얘기를 알고 있고 저도 그래서 그런 아픔이 있었단 얘기를 또 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 김현정> 원영이가 사실은 학대당한 게 굉장히 잔인했어요. 소변 잘 못 가린다고 그 추운 겨울에 화장실에 넣어놓고 거기다 락스를 뿌리고 하루 종일 밥 안 주고. 이런 상황까지도 그러면 이 누나, 이 아이가 알 수도 있나요?
◆ 박향순> 그것까지는 아마 다 알지는 못하리라고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참 다행입니다. 아직은 몰라서. 이 아이가 언젠가 커서 인터넷도 뒤져볼 테고 이야기도 들을 테고. 알게 됐을 때 그 충격, 그 트라우마라는 건 참...
◆ 박향순> 예. 그게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런 트라우마를 갖게 되면 이다음에 커서도 그게 걱정되고요. 지금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여러 분들이,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 얘를 이렇게 치료를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치유가 될까 하고 다 고심하면서 방법을 (찾으려고)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그러면 심리치료 이런 걸 받고 있을까요, 이 누나가?
◆ 박향순> 그렇죠. 당연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 박향순> 그 치료는 우선 받아야 하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그 트라우마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하니까 심리치료 시키면서 가정으로 돌려보낼 방법, 어떤 게 가장 이 아이를 위해 좋을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씀이죠?
◆ 박향순> 예. 그렇겠죠.
◇ 김현정> 사실은 이제 센터장님 집에 원영이가 몇 개월을 머물렀죠?
◆ 박향순> 네.
◇ 김현정> 원영이나 원영이 누나가 했던 얘기나 행동 중에 지금 생각해 보면 아, 이게 아이들의 구조신호였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어떤 행동 같은 거 뭐 기억나는 게 있으실까요?
◆ 박향순> 그 쌀통 같은 데 관심을 가졌다는 게 그때 당시는 저는 그거를 그냥 이렇게 지나쳤는데 (원영이가)‘할머니, 쌀 이거밖에 없어요?’, (그러면 제가) ‘아니, 또 생길 거야. 우리 이거 다 먹으면 또 더 많이 생겨.’ 이렇게 얘기는 했지만 그런 질문을 아이가 했다는 것을 더 깊이 내가 그때 당시에는 헤아리질 못했습니다.
◇ 김현정> 유치원생인 아이가 쌀통을 보면서 쌀 걱정을 했어요?
◆ 박향순> 네. 쌀통이 20kg는 들어가는 조그만 쌀통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그리고 또 제가 계란을 부친다든지 요리를 할 때면 막 노래를, 노래를 그렇게 신나게 불렀던 거, 그런 게 자꾸만 생각이 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렸냐면 그러니까 아이들, 학대 받는 아이들은 학대의 신호를 어떻게든지 표시를 낼 텐데. 주변에서 그것을 어떻게 감지할 것인가. 이것도 참 고민이에요. 어떤 것들을 보면 이 아동학대의 신호를 우리가 감지할 수 있을까요?
◆ 박향순> 그런 아이들은, 아이들이 우선 외관상으로 표시가 나요. 그리고 항상 이렇게 밝지가 않고 어둡다고 해야할까요.
◇ 김현정> 표정이요?
◆ 박향순> 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쉽게 잘 못하는 거죠, 쭈뼛쭈뼛하고. 혹시 내가 말을 잘못해서 아니면 내가 또 어떤 실수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얘기를 아이들과 하다 보면 그런 게 나오죠. 조금 문제가 있나보다 그렇게 감을 잡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아이들은 원래 그냥 천진난만하게 감추는 것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아이들인데.
◆ 박향순> 그렇죠.
◆ 박향순>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이런 게 신호군요. 또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다든지, 몸상태가 청결하지 않다든지 이런 것도 신호일까요?
◆ 박향순> 그렇죠. 그것도 신호죠. 왜냐하면 보살핌을 못 받기 때문에 아이들의 모습이 그렇게 되고 하니까. 벌써 보면 알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것들. 그 원영이 누나. 끝까지 우리 센터장님 잘 좀 돌봐주시고 요, 또 지켜봐 주시고요.
◆ 박향순> 그럼요, 그럼요.
◇ 김현정> 자라나는 거 잘 지켜봐주시기를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센터장님.
◆ 박향순> 고맙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박향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평택지역 모 아동센터의 센터장을 지내셨던 분입니다. 원영이 남매를 지켜봐 온 박향순 전 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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