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장기 드론 1000대 생산…'바이오 드론' 시대 열리나

세계 최초 유인 드론 '이항 184' 눈길…중국서 자체 운행시험도 마쳐

세계 최초 유인 드론 '이항 184' (사진=EHang)
아마존, DHL 등 물류·유통 기업들이 물품을 배송하는 자율비행 드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생명공학 기업들도 드론 배송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드론 개발 스타트업인 '이항 홀딩스'(EHang Holdings)가 미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 공익법인인 '렁 바이오테크놀로지'(Lung Biotechnology PBC)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 장기이식 환자를 위한 인공장기 수송용 드론 1000대를 생산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항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최초의 유인 드론인 '이항 184'(EHang 184)를 출시해 화제가 된 드론 개발 회사다. 또다른 취미형 드론인 고스트드론 2.0(GhostDrone 2.0)도 최근 출시했다.

이항과 렁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헬리콥터 인공장기 수송 시스템'(Manufactured Organ Transport Helicopter (MOTH) System) 구축을 위해 향후 15년 간 협력하기로 하고 EHang이 개발한 드론 184 모델을 기본으로 최적화 하기로 했다.

이 계획은 인공장기 제조 시설이나 장기 기증 환자가 있는 병원, 장기가 필요한 환자가 있는 병원에서 '헬리콥터 인공장기 수송 시스템'을 이용해 생존시간 안에 공여 장기나 인공장기를 안전하게 배송하고, 배송이 가능한 반경 범위 안에 드론 충전 시스템인 충전 패드를 설치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장기이식 수술 (사진=스마트이미지)
현재 장기 이식은 뇌사자에 의한 기증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장기이식을 받을 수 있는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어 매년 수천 명의 환자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조차 접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매년 20만 명의 폐질환 말기 환자들이 숨지는데, 폐 이식에 성공한 환자는 2천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렁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에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수 만 명에 달하는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상당한 의료 인프라 비용 절감은 물론 자율적인 수송 시스템으로 보다 원활한 수송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계획은 미국연방항공청(FAA)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필요한 상태다.


마틴 로스블랫 렁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장 겸 CEO는 "우리가 '헬리콥터 인공장기 수송 시스템(MOTH system)을 통해 매일 수백 명에게 인공장기를 제공하게 된다면 수 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 뿐 아니라, 엄청난 석유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항측이 세계 최초의 '유인자율비행체'(Autonomous Manned Flying Vehicle)라고 밝힌 이 드론 184는 142마력의 모터로 시속 100㎞의 속도로 날 수 있다. 보통 300∼500m 고도에서 비행하며 최고 3500m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항 184'는 본체 아래에 사방으로 뻗은 4개의 축에 프로펠러가 두 개씩 달려있고 가운데 사람 한 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제품명인 '184'는 '한 명의 탑승자와 8개의 프로펠러, 4개의 축'을 의미한다.

인공장기 수송 시스템의 드론으로 발탁된 '이항 184' (사진=EHang)
탄소섬유와 에폭시 등의 복합소재로 만들어진 이항 184는 완충시간이 2시간이며 최대 100㎏까지 싣고 20여분가량 비행이 가능하다. 본체 아래 프로펠러를 접으면 승용차 한대가 사용하는 주차공간에 들어가는 크기로 이항 측은 이 드론이 중단거리 교통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자적인 비행 시스템을 개발해낸 이항은 드론에 들어가는 부품도 독자적으로 설계·제조했다고 밝혔다.

탑승자는 드론에 설치된 조종 패드에서 비행 계획을 세팅한 뒤 '이륙'과 '착륙' 명령만 지정하면 조종기술이 없어도 자동항법으로 운행이 가능하다.

이항 측은 광저우 일대에서 100회 이상 테스트 비행을 하고 유인 비행 시험도 거쳤다고 밝혔다. 특히 이 드론에는 여러 개의 전원 공급 장치를 갖추고 있어 하나가 고장나도 비행이 가능하고, 장비 이상이 발생할 경우엔 인근 안전 지역으로 자동 강제 착륙하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항 184'의 가격은 20만∼30만달러(약 2억3000만∼3억5000만원)로 알려졌다.

이항의 화지 후 CEO는 "렁 바이오테크놀로지와 함께 미국 장기이식 수송 시스템을 혁신하는데 드론 184가 기여하게 된 오늘, 상업 드론 역사에 손에 꼽히는 날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세계 인공장기 및 보조재료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연평균 11.3%씩 성장해 104억 400만달러(약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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