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와서 게임을 하면 피부 색깔이 달라져요"

게임 중독 아이들 위해 학교에 PC방 차려준 방승호 교장선생님

-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PC방’ 학교에 만들어 마음껏 게임하도록 지도
- ‘하지 말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 봐’라고 하면 아이들 달라져
- “아이에게 관심 가져주고 함께 팔씨름이라도 해라”
- 아빠가 휴일날 아이와 PC방에라도 한번 같이 가 보라
- 셧다운(Shut Down) 제, ‘게임 과몰입(過沒入)’ 막는 데 별 의미 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4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방승호 교장 (아현산업정보학교)


◇ 정관용> 내일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나흘간의 연휴가 시작되죠. 그런데 이 연휴 동안 컴퓨터 게임 더 하겠다고 아주 작심하고 있는 아이들 어떻게 상대할까, 스트레스 받는 부모님들 계실 겁니다.

요즘은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게임도 워낙 많아서 청소년들 게임중독, 과몰입 이런 걱정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상담 전문가 출신의 교장선생님 한 분을 모셨습니다. 이분은 아이들이 왜 게임만 할까 고민하다가 아예 학교 안에 PC방을 차려버린 참 독특한 분이세요. 아현산업정보학교의 방승호 교장선생님을 초대했습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 방승호> 반갑습니다.

◇ 정관용> 아현산업정보학교? 이게 직업특성화학교죠?

◆ 방승호> 네, 직업학교입니다.

◇ 정관용> 고등학교?

◆ 방승호> 네. 마포 굴레방다리 밑에 있는 학교입니다.

◇ 정관용> 이 학교는 따로 학생들을 뽑아요, 아니면.

방승호 교장(사진=아현산업정보학교 제공)

◆ 방승호>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 중에 제가 좀 재미있게 얘기하느라고 하루에 최소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5시간 이상 엎어져 잘 수 있는 능력 가지신 분들만 우리 학교로. (웃음) 그런 학교입니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2학년 11월에 선발을 해서 14개 과가 있어요.

◇ 정관용> 어떤 과들이 있습니까?

◆ 방승호> 실용음악. 박효신, 휘성 졸업한 그 실용음악과. 조리, 사진, 컴퓨터, 아주 다양한 학과가 개설되어 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공부는 관심 없고.

◆ 방승호> 공부 외에 다른 것에 관심이.

◇ 정관용> 좀 직업을 바로 택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 하는 학생들을 위탁받아서 가르치는 거죠?

◆ 방승호> 그렇죠. 1년 동안 받고 졸업장은 원래 다니는 학교 졸업장을 줍니다.

◇ 정관용> 아, 1년만 여기서 맡아서 기른다?

◆ 방승호> 네.

◇ 정관용> 그럼 졸업하면 대부분 취업들 합니까?

◆ 방승호> 취업이 한 35% 정도 취업을 합니다.

◇ 정관용> 전체 몇 명쯤 돼요, 그러면?

◆ 방승호> 저희들이 한 760명 정도 됩니다.

◇ 정관용> 일반적인 학교는 아니군요, 그러니까.

◆ 방승호> 그렇죠.

◇ 정관용> 이 학교에 PC방을 차리셨다고요?

◆ 방승호> 네. PC방 주인입니다, 제가. (웃음)

◇ 정관용> 어떻게 차리신 거예요?

◆ 방승호> 제가 7년 전에 제가 전공이 상담이어서 상담을 이런 아이들, 저런 아이들 상담을 하는데 부모님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게 ‘게임 과몰입(過沒入)’ 때문에 참 고생들을 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렇죠.

◆ 방승호> 아, 이걸 어떻게 좀 했으면 좋겠나 하다가 그럼 아예 정말 아이들하고 게임과를 한번 만들어보자. 그 당시에 e-스포츠과라고 했어요.

◇ 정관용> e-스포츠?

◆ 방승호> 네, e-스포츠과. 그 당시에는 스타크래프트를 아이들이 했거든요. 그래서 아예 아이들을 뽑을 때도 게임해서 뽑았어요. 너하고 나하고 해서 지는 애는 떨어지고 이기는 아이는 붙게. 그래서 한 반을 뽑았어요. 첫 회 경쟁률이 한 3:1 정도 됐어요. 30명 뽑는데 한 100여 명이 오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뽑아서 걔네들을 어디에서 가르칠 것이냐. 그런데 또 교실에서 가르치면 의미가 없잖아요. 컴퓨터실도 약간 획일적이잖아요? 앞에만 보고 있어서. 그래서 이참에 아예 PC방을 만들자 해서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PC방을 한 번 만들어보자 해서요. 사방팔방에 텔레비전을 다 설치했어요. 자기가 게임한 걸 볼 수 있고 또 바둑 복기하듯이.

◇ 정관용> 복기하듯이?

◆ 방승호> 복기가 가능할 수 있도록. 선도 정말 좋은 선을 깔아줘서.

◇ 정관용> 첨단 PC방.

◆ 방승호> 첨단 PC방. 그래서 정말 제가 딱 그렇게 해서 PC방을 만들었고 아이들 교실에 넣었잖아요. 제가 교직생활 지금 한 30년 됐는데 수업 태도가 그렇게 좋은 애들은 처음 봤습니다. 한 번 앉으면 지각도 없어요. 옆 사람하고 얘기도 안 하고. 정말 아이들이 한 3개월, 6개월 지나면서 정말 천재로 변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 정관용> 그럼 그 아이들은 아침에 학교 와서 하루 종일 PC방에서 게임만 하는 거예요?

◆ 방승호> 처음에는 집에서도 하고 학교에서도 해요. 처음에는. 그런데 사람이 인간이니까 체력이 한계가 있는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하다가 학교가 시설이 좋으니까 집에서 하겠습니까? 그리고 체력이 한계가 있어서 집에서 잠을 자게 돼요. 그리고 학교에서만 하게 돼요.

◇ 정관용> 그 아이들이 원래는 집에서 하루 종일?

◆ 방승호> 밤새 합니다. 그래서 인문학교에서는 계속 ‘주무셨죠’.

◇ 정관용> 학교에 오면 자거나 아니면 학교에 안 오거나.

◆ 방승호> 그렇죠. 그러다가 이제 자퇴를, 게임하는 친구들이 자퇴를 많이 하죠.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정말 밤에 자고 학교에 와서 게임을 하게 되다 보면요, 애들이 피부색깔이 달라져요. 밤에 자기 시작하면. 뽀얘지기 시작합니다.

◇ 정관용> 건강이 좋아지죠.

◆ 방승호> 건강이 좋아지죠. 그리고 건강이 좋아지면 생각이 바르게 되니까 게임만 시켜도 게임만 하는 게 아니에요.

◇ 정관용> 그럼요?

◆ 방승호> 다른 것도 하기 시작해요.

◇ 정관용> 뭘 하기 시작해요?

◆ 방승호> 독서를 시작하면 독서도 하고. 애들이 몰입력이 있어서.

◇ 정관용> 책을 읽어요?

◆ 방승호> 책 읽죠. 대회 같은 데 나가면 상을 다 받아와요.

◇ 정관용> 우선 게임 정말 잘하는 애들만 뽑으셨을 것 아니에요.

◆ 방승호> 그런 면도 있죠. 그런 면도 있으니까 애들이 방향만, 에너지만 딱 방향을 바꿔주니까 엄청나게 아이들이 성장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게 7년 전이에요?

◆ 방승호> 7년 전이죠.

◇ 정관용> 그러면 여기 졸업한 아이들은, 그러니까 여기 1년 과정을 거친 아이들은 프로게이머로 갑니까?

◆ 방승호> 그 당시에 한 해에 프로가 서너 명씩 나왔죠.

◇ 정관용> 매년.

◆ 방승호> 네, 매년.

◇ 정관용> 그럼 나머지 아이들은?

◆ 방승호> 나머지 아이들은 정말 신기한 게요, 부모님들이 상담을 오면 제일 힘들어하는 게 뭐냐 하면 우리 애가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그럼 프로게이머 시키고 싶어 해요. 그런데 기준이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부모가 하지 말라고 하면 애들이 반발해요.

◇ 정관용> 그렇죠.

◆ 방승호> 그런데 아이들이, 한 명이 프로가 되잖아요? 그럼 학교에 딱 오면 걔하고 게임 한 번 해보면 내가 가능성이 있다, 없다 스스로 조정이 다 돼요.

◇ 정관용> 아, 자기 수준을.

◆ 방승호> 수준이 딱 정리가 돼서 ‘아, 나는 이쪽으로 가면 안 되겠다’ 하는 게 스스로 정리가 됩니다.

◇ 정관용> 그래서요?

◆ 방승호> 그래서 아이들이 게임 제작 쪽으로도 가고. 또 대학 쪽에 그런 쪽으로 진학도 하고.

◇ 정관용> 요즘 그런 학과들도 많이 생겼죠.

◆ 방승호> 많죠. 그러니까 아이들이 정말 스스로 결정을 한 다음부터는 정말 아이들 공부 속도가 또 달라져요. 정말 기가 막힌 일들이 일어나는 거예요. 누가 이렇게 조종을 안 했는데도. 그런 기다림이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정관용> 맨 처음에는 그냥 여기 오면 하루 종일 게일 게임할 수 있으니까 여기를 왔을 텐데 하다 보니 자기 수준을 알게 되고 진로도 다시 선택하고.

◆ 방승호> 진로도 본인이 정말 적절한 데로 가고. 그 당시에 졸업한 친구들이 최소 전문대 정도 하고 직장생활을 다 하고. 그중에는 유명한 손석희 같은 경우는 미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 정관용> 프로게이머?

◆ 방승호> 프로게이머.

◇ 정관용> 이 학교 출신이에요?

◆ 방승호> 그럼요. (웃음)

◇ 정관용> 그렇군요.

◆ 방승호> 기적이 일어났죠. 기적.

◇ 정관용> 지금도 30명씩 매년 뽑습니까?

◆ 방승호> 지금은 제가 거기에서 교감으로 근무를 하다가 다른 데 인문학교 교장도 하고 다시 와서 작년 3월에 와서 올해 와보니까 과가 바뀌었어요. e-스포츠과에서 게임제작과로 바뀌고 그 안에 요새는 스타크래프트가 아니고 롤(LOL)이라는 걸 하더라고요. 롤 팀 6명이 있어요. 나머지 애들은 게임제작을 하고. 그래서 그 롤 팀을 올해 또 팀 창단을 했어요, 프로팀.

◇ 정관용> 프로게이머 팀.

◆ 방승호> 팀을 창단을 했습니다.

◇ 정관용> 학교에서 아예 팀을 만들어서.

◆ 방승호> 팀을 만들어서 아예 프로로 갈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웃음) 애들이요, 정말 색깔이. 제가 오기 전에도 걔네들을 만나고 왔는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이 방송을 지금 따라 들으신 분들 가운데는 대뜸 그런 얘기 할 겁니다. ‘아니, 그건 아현산업정보학교니까, 이른바 직업특성화 학교고 정말 도저히 공부에 관심 없는 애들만 따로 뽑는 데니까 그런 게임제작과도, e-스포츠학과도 만들 수 있는 거고 그러니 학교에 PC방도 차릴 수 있는 거지. 이게 일반 학교에 적용할 수 있나, 이건?’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한테 뭐라고 답하실래요?

◆ 방승호> 충분히 그런 면이 있죠. 일반 학교는 쉽지 않은데 제가 이제 선생님들한테 이런 얘기를 자주 해요. 그런데 어느 학교에서, 강서 쪽에 있는 학교에서 선생님 한분이 그걸 아이디어를 잠깐 얻어서 학교에 보면 게임만 하는 아이들이 사실 얌전하거든요. 그런데 그러면서 학교 안 오는 아이들이 있어요. 약간 좀 폭력적인 아이들. 그런 아이만 따로 모아서 컴퓨터 중에 사양 좋은 것 있잖아요. 사양 좋은 것 한 대여섯 대 놓고 따로 공간에다 놓고 했더니 아이들이 1, 2주일 됐는데 확 변하더라는 거예요. 일단 학교를 제시간에 온답니다.

그러니까 꼭 PC방 안 차리고 그렇게 아이들이 왜 그런지 이해만 해줘도 그러니까 한 10% 정도만 이해해주고 그런 시간만 줘도 아이들이 변하는 거예요. 그리고 졸업을 해요, 일단 아이들이.

◇ 정관용> 그러니까 밤새 게임하고 안 오고 그러다 자퇴하는 아이들을 ‘너 학교 와서 그냥 좋은 컴퓨터 줄 테니 게임해’ 그렇게 했단 말이죠?

◆ 방승호> 그렇죠. 그런 시간을 주니까 아이들이 선생님하고 신뢰감도 생기고.

◇ 정관용> 그래서 학교 와서 게임하고.

◆ 방승호> 그리고 또 수업시간에 들어가면 또 그게 재미있으니까 그 시간 기다려지니까 또 잘 지내고.

◇ 정관용> 아, 수업도 들어요, 듣기는?

◆ 방승호> 그럼요.

◇ 정관용> 거부하지 않나요?

◆ 방승호> 거부 없습니다. 진짜 착해요. 순진하고. 막상 보면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예뻐요.

◇ 정관용> 그러니까 모든 어른들은 ‘하지마라, 하지마라’ 그러는데 오히려 그냥 ‘해봐’ 했더니 달라지더라?

◆ 방승호> 그럼요. 그 기간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한테 그렇게 시키고.

◇ 정관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어떻게 달라집니까, 아이들이?

◆ 방승호> 일단은 제일 먼저 아이들이 예의 발라져요. 그리고 상대방 얘기를 들으려고 해요. 그리고 도망가지 않아요. 그러니까 게임하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보면 제일 문제가 심리적으로 예민해요. 피해의식이 좀 있어요. 워낙 하지마라, 하지마라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서. 그런데 그걸 좀 안심시키는 기간이 필요해요.

◇ 정관용> 어느 정도 걸립니까, 그게?

◆ 방승호> 보통 심리학적으로는 한 3번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억압된 감정을 3번 정도 표현해야 표현을 하고 그게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런다는데, 저는 보니까 그 기간을 한 달 정도로 봐요. 한 달 정도 아이들 기간이 지나면 그때 반항기가 다시 돌아와요. 그때 인정을 다시 해 주면 아이들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게임을 스스로 안 하기도 합니까?

◆ 방승호> 안 하는 게 아니고 제가 한 3년 전인데 부모님 한 분이 좀 살려달라고 찾아왔어요. 애 졸업만 시켜달라고. 매년 졸업, 진급일수 못 미쳐서 계속 간신히 간신히 진학을 한 거예요. 그래서 정말 이번에는 잘못하면 졸업을 못하겠는 거예요. 그래서 찾아왔더라고요.

걔는 정말 딱 40분 정도 논 거 같아요, 걔하고. 제가 하는 몸으로 하는 놀이가 있거든요. 그거하고 상담해 주고 했는데 걔도 똑같이 한 달 뒤에 그런 증상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걔를 가정방문까지 갔어요. 학교 같이 데리고 오고. 그러고 나서 걔는 대학 갔어요. 대학 진학했어요. 제가 그 아이 보고 ‘아, 이게 진짜 포기하면 안 되겠구나. 일시적인 거구나’. 걔는 정말로 밤새 게임하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 해서 학교를 못 오는 아이였어요. 그런 아이조차도 이렇게 좀 놀아주고 인정해 주고 기다려주니까 다 돌아오더라고요.

◇ 정관용> 놀아주고 기다려주고 인정해 준다고만 하시면 지금 갑갑한 학부모들 많아요. 조금 더 알려주세요.

◆ 방승호> 쉽게 얘기하면 팔씨름도 좋아요. 아이하고.

◇ 정관용> 팔씨름을 해라.

◆ 방승호> 팔씨름만 해도요, 아이들이 엄청 좋아지더라고요. 제가 하는 놀이가 아주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게 몇 가지가 있어요. 그리고 그 아이 같은 경우 마지막에 그런 얘기를 물어봤어요. ‘너 정말 졸업하고 싶냐?’ 했더니 정말 졸업하고 싶대요. 그래서 ‘만약에 네가 안 오면 선생님이 너네 집에 가도 돼?’ 하니까 제발 와 달래요. 그런 SOS를 보내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다 눈치 못 채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전부 아, 쟤를 막아야지, 공부해야지 그런 생각이 가득 차니까 그걸 못 보는 거예요. 그 감정선이 쌓여 있어서.

◇ 정관용> 아이도 괴로워하고 있는 거죠.

◆ 방승호> 아이들도 계속 SOS를. 그리고 공부 잘하고 싶어 해요. 너무 잘하고 싶어 해요.

◇ 정관용> 그래서요?

◆ 방승호> 너무 잘하고 싶은데 능력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요? 자기가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시험 보면 안 되는데. 그래서 아이들 수준에 맞는 공부를 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중학교 부모님들이 아이가 밤에 아침에 늦게 일어날 때 꼭 밤에 한 번 살펴보셔야 돼요. 그다음에 영어, 수학 과목을 좀 보세요. 성적이 떨어지는지 안 떨어지는지 그래서 성적이 좀 떨어진다 싶으면 걔 수준에 맞게 영어, 수학을 가르쳐줘야 돼요. 걔 수준에 맞게.

◇ 정관용> 지금 3학년이라도 1학년.

◆ 방승호> 그렇게 해서 애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좀 저렇게 하셔야 됩니다. 아이가 게임으로 계속 그런다면 진로를 바꿔줄 필요가 있어요. 대학 같은 거 직업교육을 시킨다든가 걔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탐색을 해서 걔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주는 게. 그러면서도 입시에 매달리게 되면 나중에 정말 은둔형 외톨이 같은 경우, 남의 눈이 무서워서 안 나오는 그 상태까지 갑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한마디로 게임에 빠져서 밤에도 게임하고 그러면 부모들은 대부분 못 하게 하거나.

◆ 방승호> 그렇죠. 못하게 하죠.

◇ 정관용> 컴퓨터를 부숴버리거나.

◆ 방승호> 걱정하고.

◇ 정관용> ‘공부해, 공부해’ 계속 강압적으로 얘기하는데 그건 효과가 없더라.

◆ 방승호> 악영향이죠, 잘못하면. 그리고 일시적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듣는 척을 해요, 보니까. 듣는 척을 하는데 그렇게 해서 계속 아이하고 서로 투쟁적으로 가는 건 나중에 아이들이 고3 되면 반항을 하더라고요.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어요. 특히 엄마한테.

◇ 정관용> 그럴 때 밤에 계속 게임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 돼요? 그냥 해라. 이렇게 해요?

◆ 방승호> 고3까지 갔을 때는 전문가한테 맡겨야 돼요.

◇ 정관용> 아니, 그 전에 중학교 이럴 때 밤에 계속 게임하려고 하고 그러면.

◆ 방승호> 일단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보여주셔야 해요.

◇ 정관용> 팔씨름이라도 하고.

◆ 방승호> 놀이를 하는 게. 제가 보니까 제일 좋은 게 놀이예요.

◇ 정관용> 뭔가 부모와의 관계를.

◆ 방승호> 관계가 회복돼야 해요. 그리고 하지 말라는 그런 투 있죠. 뭔가 감시하고 억압하는 느낌이 들면 애들이 반항을 해요. 그래서 일단 그런 것 없이 아이하고 끊임없는 교감과 관심을 가져주셔야 해요.

◇ 정관용> 그러면서 게임하고 있으면 또 좀 기다려주고.

◆ 방승호> 그리고 게임을 하게 되면 그 게임 용어 정도 같이 해줘도 좋습니다. 그리고 요새 게임은 부모와 같이 할 수 있는 게임도 많아요.

◇ 정관용> 아, 오히려 같이 해 버려라.

◆ 방승호> 네. 같이 즐기는 방법도. 아주 그러면 정말. 제가 게임하면서도 부모님하고 대화되는 아이들은 전부 그런 류의 가족이에요. 그러니까 애가 게임할 때 ‘그거 뭐야? 용어 어렵다. 엄마도 한 번 알려줘. 아빠도 한 번 알려줘’ 그런 애들은 게임에 대해 거부반응이 덜 해요. 죄의식이 좀 덜 해요. 그래서 같이 그런 용어 같은 것도 알아보시고 시간을 같이 보내기도 하고. 또 아빠 같은 경우는 휴일날 PC방도 한번 같이 가본다든가 그렇게 하면 훨씬 아이하고 좋아질 수 있죠.

◇ 정관용> 그렇게 가까워지면 아이가 게임으로부터 벗어난다, 이거예요?

◆ 방승호> 벗어나죠. 자기가 벗어나기도 하고 또 즐길 수도 있고 게임을 정말 다른 생각 없이 제시간에 끝낼 수도 있어요.

◇ 정관용> 과몰입이 아니라.

◆ 방승호> 딱 끝낼 수 있어요. 그러니까 게임 과몰입의 중독이라는 표현을 쓸 때 막 그냥 게임을 하고 10시간을 해도 아무 생각 없이 하잖아요. 이런 게 정말 나쁜 것 같아요. 그리고 컴퓨터를 끄지 않고 핸드폰을 하다가 다시 게임을 하는 거예요. 그럴 때가 중독이거든요.

◇ 정관용> 그런 건 바로 강박과 죄의식이 얽혀 있는 상태다.

◆ 방승호> 그리고 다른 거 할 게 없는 거예요. 그런 아이들을 좀 가까이 다가가서 관심을 보이고 왜 그런지.

◇ 정관용> 소통이 시작되면.

◆ 방승호> 소통이 시작되면 모든 것에 다.

◇ 정관용> 아이들이 게임을 통제할 수 있게 되더라?

◆ 방승호> 통제할 수 있죠. 그리고 또 진짜로 애들이 잘 하고 싶어 해요. 자기도 뭔가 해보고 싶어 해요.

◇ 정관용> 공부도.

◆ 방승호> 공부도 해 보고 싶고. 제가 지난주에도 아이들 중학생 15명 데리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목표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전교 40등 한번 해 보고 싶다고 그러고 다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해요. 그런데 해도 안 되는 걸 어떻게 해. 그럴 때는 걔 수준에 맞게끔 하고.

◇ 정관용> 맞게끔 하고. 또 ‘게임으로 한번 커볼래요’ 하면 아예 프로게이머하고 한 번 게임을 붙여보고.

◆ 방승호> 지난주에도 미국의 훈이라는 프로게이머를 모셔왔어요. 모셔와서 아이들 앞에서 사인회도 갖고 궁금한 거 물어보게도 하니까 아이들이 정말 딱 프로게이머 나타나면 거의 신을 영접하는 표정입니다.

◇ 정관용> 그렇겠죠.

◆ 방승호> 그분이 이렇게 게임을 하는데 쉽지가 않다. 자기도 프로하려면 14시간 정도 연습을 한대요.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하고 적당한 시기에 딱 끊어줘야 된다. 그런 얘기를 하면 아이들이 쏙쏙 들어오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또 게임에 나오는 용어 같은 것 있잖아요. 그런 용어를 알려주면 또 확확 와 닿아요. 그리고 정말 놀란 게 중학교 애들이 롤이라는 게임에 캐릭터가 있어요. 그 캐릭터 한 120개 정도 되거든요. 캐릭터로 게임하면서 뭘 쓰게 시켰어요. 그랬더니 A4 용지 1장을 써요. 글쓰기가 꼭 국어에만 정형된 것만 할 필요는 없구나. 그래서 그런 아이디어도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기가 쓰고도 자기가 놀래요. 막 쓰니까. ‘이거 네가 쓴 거야?’ 자기도 놀래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있는 것을 뿜어내게 해 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제가 얘기하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이렇게 해보니까 아이들이 정말 많이 좋아지더라 하는.

◇ 정관용> 그러니까 오늘 배워야 할 교훈은 하지마라, 하지마라 한다고 안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걸 했더니 안 하게 되더라.

◆ 방승호> 그렇죠. 관심.

◇ 정관용> 그 다른 것의 영역은 상당히 무궁무진할 수 있어요.

◆ 방승호> 무한하죠.

◇ 정관용> 아이에 따라 부모에 따라 특성에 따라 다 다를 것이고 방법은 다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하지마라, 하지마라는 아닌 거죠.

◆ 방승호> 그게 죄의식이 딱 아이한테 몸에 장착이 되면 정말 불행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하지마라, 하지마라 하는 그런 죄의식이 몸에 장착되면 뭘 해도 움츠러들고 자꾸 숨는 게 되는 거예요. 그게 공부하고 계속 연관이 되니까 아이들이 부모님한테 너무 미안하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방승호> 미안한 게 누적되면 나중에 그게 반항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중학교 때 좀 많이 잡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놀이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하지마라, 하지마라가 쌓이고 쌓여서 고3쯤 되다 보면 부모의 폭력으로까지도. 거기까지도 가더라?

◆ 방승호> 갈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 정관용> 그쯤 되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하는.

◆ 방승호> 전문가 상담을 받아야 되죠. 저한테 많이 와요. 특히 할머니들이 오세요. 며느리한테 공격한다고.

◇ 정관용> 그리고 일반 학교에서도 뭔가 좀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위한.

◆ 방승호> 그런 공간을 한번 마련해 주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어요. 아이디어일 수 있다. 그리고 제가 이런 얘기를 해 줬더니 그 선생님이 그런 아이디어에 착안해서 했다고 나중에 들려줘서 제가 또 아는 거거든요. 재밌죠. 엄청 재밌어 해요, 아이들이. 환해집니다, 얼굴이. (웃음)

◇ 정관용> 정부에서는 셧다운제 등등 12시 이후에는 게임 못하게 하는 이런 식의 규제로 어떻게 과몰입 현상을 막아보자. 그런 정책을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정책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방승호> 글쎄요. 저는 막아서 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봐요. 너무 많으니까 정부에서도 그런 방향을 하는데 뭐든지 막아서 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정말. 그리고 게임이 정말 안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지하철에 오면서도 보니까 다 게임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러면 그걸 양성화해서 정말 잘 사용하고 끊을 때 딱 끊을 수 있고 그리고 또 건전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좀 모색해야 하지 않나.

◇ 정관용> 제가 명함을 보니까 모험상담가 그다음에 교장. 이렇게 쓰셨어요. 모험상담이라는 게 뭡니까?

◆ 방승호> 그러니까 기존의 상담은 이렇게 앉아서 하잖아요. 앉아서 하니까 애들이 말 몇 마디 하면 머리가 다른 데 가 있어요. 그래서 모험상담은 움직이며 하는 상담이에요. 움직이면서 하니까 애들이 여기 있게 돼요. 가령 아주 간단하게 팔씨름이에요. 그다음에 동전 숨기고 동전 어디 있는지 서로 맞히는데 이 손이야 하면 뒤져서 막 하면 나오고. 깜짝 놀라요. 감탄해요. 이런 활동을 구조적으로 문제 해결하게끔 만들어놓은 활동입니다. 아이들이 정말 몸을 움직이니까 너무 재미있어 해요. 몸을 움직이면서 문제 해결하고. 그러다 보니까 몸을 움직이니까 창의력이 또 나오는 모양이에요.

◇ 정관용> 상담이라고 하는 건 아이의 고민이나 문제점 이런 걸 듣고 해결해야 하잖아요.

◆ 방승호> 네.

◇ 정관용> 몸을 움직이면서 일단 친해진 다음.

◆ 방승호> 친해진 다음에 문제 해결하면서.

◇ 정관용> 문제가 뭔지 말하게 하고.

◆ 방승호> 말하게 하고 이제 제로상태, 놀이로 본능적인 면을 들어가고 그때 내 얘기를 하게 되면 가장 진실된 얘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수용화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받아들일 수 있게.

◇ 정관용> 그게 진정한 소통이죠.

◆ 방승호> 그럼요.

◇ 정관용> 그냥 책상에 앉아서 네, 네 고개 숙이고 듣는 척 한다고 듣는 게 아니다.

◆ 방승호> 애들 요새 상담하면 경기(驚氣)하잖아요. 상담하자고 하면. (웃음) 그런데 이렇게 놀면요, 어린 시절로 확 돌아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상담 선생님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가니까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러니까 자기 얘기를 하면서 얘기하면서 치유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하여튼 제가 농담 비슷하게 ‘대세는 모험상담이다’ 그런 말을 하는데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합니다.

◇ 정관용> 이런 새로운 접근, 기존에 도식적인 접근이 아닌 새로운 접근을 해야 게임 과몰입에 대한 해법도 나오더라, 이거죠?

◆ 방승호> 그렇게 한 번 해 보니까 아이들이 좋아하고 얼굴이 환해지고요. 일단은 나한테 거부반응이 없어요. 선생님이 불러도 ‘에~’ 이런 게 없어요. ‘아, 예!’ 이러고 다가와요. 그리고 엄청 친해요. 엄청 친해지고 얼굴도 환해지고 무슨 얘기하면 소통이 되고 ‘너 다음에 공부 이 정도 생각 있어?’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저는 그 이상 없다고 생각해요. 다 그걸 원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면 부모님들도 다 이 모험상담가가 돼야 되는 거예요?

◆ 방승호> 제가 부모님들한테 그런 걸 많이 가르쳐요. 그래서 책도 그런 계통의 책도 냈고요.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활동책도 집에서 한 30여 가지 아이들하고 어디 요새 캠프도 많이 가지 않습니까? 캠프 가서 먹기 전에 살짝 활동 하나 하고 먹고 난 다음에 또 활동하고. 그리고 옆집하고 같이 한 번 해보고. 그렇게 하고 속에 있는 얘기 하면 기적이 일어나죠, 가족 간에.

◇ 정관용> 오늘 저희가 게임으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이건 게임뿐이 아니겠네요.

◆ 방승호> 그럼요. 제가 담배 같은 경우도. 흡연하는데 정말 담배, 아이들이 제일 끊기 힘들어해요. 그걸 어떤 여학생이 막 양치질을 못 해요. 화장실에 담배 냄새가 나서. 그래서 제가 그날 기타를 딱 들고 여학생 화장실 앞에 가서 금연콘서트를 한번 했거든요. 학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요. 애들이 돌아오면서 ‘야, 우리 학교 재미있지 않냐, 재미있지 않냐’ 이러면서 가는 거예요. 그래서 그러면 이걸 한 번 노래로 풀어보자 해서. 노 타바코.

◇ 정관용> 노 타바코.

◆ 방승호> 타바코 하면 담배 핀다고 해서 금연송을 한번 만들었는데 정말 그 노래가 울려 퍼지면서 담배가 신기하게 없어지는 거예요.

◇ 정관용> 학교 안에서?

◆ 방승호> 학교 안에서.


◇ 정관용> 아이들이 담배를 끊어요?

◆ 방승호> 끊는 게 아니고 좀 멀리 가서 피우죠. (웃음) 정말 학교에 대한 사랑이.

◇ 정관용> 적어도 학교에서는 피우지 말아야 되겠다?

◆ 방승호> 그래서 아이들은 혼내는 것보다는 문화적으로 접근하고 아이들 입장에 서게 되면 좀 기다림이 필요하긴 하지만 아, 우리 아이들이 너무 착하고 순진해요. 정말 대한민국 아이들처럼 착한 아이들이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아이들 입장에서 기다려주고.

◆ 방승호> 관심 갖고 거기에 또 많이 놀아주고.

◇ 정관용> 함께 뭔가를 해 보고 놀아준다.

◆ 방승호> 놀아주면 대부분의 문제들이 좀 풀리지 않나 싶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 정말 병원에 가서.

◇ 정관용> 어쨌든 시작은 거기에서 찾아야지, 자꾸 억압, 강압, 금지. 이건 답이 아니더라?

◆ 방승호> 그러면 더 악순환이. 엉키죠. 엉켜서 나중에는 엄마 아빠하고 대화가 거의 단절되고 문 닫고 딱 들어가면 보지 못하고.

◇ 정관용> 지금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 가운데 상당수 부모님들이 그럴 겁니다.

◆ 방승호> 부모님들이 걱정이 많으세요. 공부를 잘해도 그러고요, 못해도 그러고. 게임 때문에 말을 못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좀 창피하신 모양이에요. 그러신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다 그게 초점을 보면 애석하게도 공부, 게임 때문에 공부 안 한다는 초점이 제일 많아요.

◇ 정관용> 그렇죠. 알겠습니다. 새로운 접근으로 다가가지 않으면 방법이 없더라? 그 새로움은 각자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 방승호> 네, 그렇습니다. (웃음)

◇ 정관용> 오늘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준 것 같습니다.

◆ 방승호> 아유, 고맙습니다.

◇ 정관용>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방승호>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아현산업정보학교의 방승호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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