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로 불똥 튄 정운호 게이트…그룹 '노심초사'

"신영자와 한씨, 안면 있지만 로비는 없었다" 전면 부인

(사진=자료사진)
정관계 로비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씨(51) 사태가 롯데그룹 수뇌부와 연결되면서 그룹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롯데는 "면세점 입점 로비는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도 검찰의 칼날이 그룹과 면세점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제기되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씨의 로비 대상으로 언급되는 인물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다. 검찰은 정씨가 로비스트 역할을 한 방산 브로커 한모씨를 통해 신 이사장을 상대로 롯데면세점 입점을 위한 20억원의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장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62) 형제의 배다른 누나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이사장이 누구 편에 서는지가 관심사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신동빈 회장 쪽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검찰은 네이처리퍼블릭이 롯데면세점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한씨가 친분이 있던 신 이사장 측에 접근해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한씨를 체포했으며, 한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분석중이다. 신 이사장은 호텔롯데 면세점 사업부의 등기임원이다.

실제로 한씨는 신 이사장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두 사람의 친분인 인정하면서도 "로비는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두 분이 아는 사이인 것은 맞지만 그룹과 면세점 차원에서 어떤 금품 로비도 없었다"며 "정상적인 입찰 과정을 거쳐 입점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모 언론에 따르면 신 이사장도 "한씨와 안면은 있지만 면세점 입점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전혀 없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사실대로 밝히겠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측근을 통해 입장을 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진통을 겪고 올해 검찰 수사망을 예의주시했던 롯데그룹에선 정관계로 확산되고 있는 정운호 사건의 불똥이 그룹으로 튈까 불안한 모습이다. 특히 검찰이 신 이사장과 주변의 금품 거래 내역이 파헤치는 과정에서 또다른 의혹의 줄기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을 통해 드러난 그룹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비상장 계열사에도 사외이사제를 도입하고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롯데에 대한 비우호적인 여론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허위공시에 대해 별도의 조사를 벌이는 등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 여기에 정운호 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롯데 그룹과 면세점을 면밀히 들여다볼 명분이 생기면서 롯데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신 이사장과 한씨의)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