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고 들뜨고' 누더기 된 기장 어린이놀이터

하자 반복에 부실시공 의혹

부산 기장군에 조성된 한 어린이 놀이터 시설 바닥이 균열과 들뜸 현상 등 하자로 얼룩졌다. 군청은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하자는 반복되고 있어 부실 시공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부산의 한 지자체가 조성한 마을 어린이놀이터 시설이 준공 수개월 만에 균열 등 하자로 얼룩졌다.

급하게 보수공사가 진행됐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또 다른 하자가 발생하고 있어 부실시공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어린이 놀이공원.

전체 예산 5320만 원이 들어간 넓이 1758㎡의 공원에는 각종 수목과 어린이 놀이기구 등이 마련돼 있다.

놀이기구가 설치된 바닥에는 안전을 위해 코르크 성분이 포함된 친환경 탄성 포장이 깔려 있는데 마치 일부러 그린 듯 비슷한 색으로 덧씌운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됐다.

알고 보니 이 같은 흔적은 각종 하자에 따른 보수 공사를 진행한 '땜질' 흔적이었다.


지난 2014년 12월 30일 준공한 해당 공원에서는 불과 4개월 만에 바닥이 갈라지고 들뜨는 등 하자가 발생했다.

당시 군청은 급하게 시공 업체에 이 사실을 알리고 하자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로부터 불과 수개월 만에 다시 곳곳에서 마감재가 들뜨고 갈라지는가 하면 한번 보수공사를 진행한 곳에서 균열이 반복되는 등 재보수가 필요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목적으로 조성된 이른바 '어린이 공원'이 기장지역에만 80여 군데나 더 있다는 점이다.

부산 기장군에 조성된 한 어린이 놀이터 시설 바닥이 균열과 들뜸 현상 등 하자로 얼룩졌다. 군청은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하자는 반복되고 있어 부실 시공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또 공식적인 보증 기간에 발생한 하자의 경우 시공업체에서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난 뒤 발생하는 하자 보수 비용은 고스란히 군민의 혈세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탄성 포장 공사의 통상적인 하자 보증 기간은 2년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탄성 포장의 경우 평균 5년가량은 품질이 보장되는데 수개월 만에 하자가 반복된다면 시공상 하자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용문제로 배합 비율을 지키지 않는 등 시공이 부실하게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탄성 포장의 경우 접착제와 포장재 등 다양한 물질을 섞은 뒤 이를 포설하는 방식으로 시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라며 "특히 재료 자체가 고가이다 보니 비용 문제로 적정 배합비율이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은 일반적인 하자가 발생해 보수 작업을 마쳤으며 불편함이 없도록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기장군 관계자는 "준공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을 나면서 동결과 해빙을 거듭하다 보니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향후 주민불편이나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지자체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하자가 반복되는 등 곳곳의 어린이 놀이터에서도 날림 공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끊이지 않고 있어 관계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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