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안산다"…표백제 제습제 등 마트에서 손님 발길 '뚝'

전체 상품군 매출 2~30% 하락, 옥시 제품은 절반 이상 매출 급감

#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는 옥시레킷벤키저사의 손 세정제가 1+1 행사를 하고 있고, 세제와 표백제도 샘플을 팔아 저렴하게 팔고 있지만 고객들의 발길이 뜸하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김모(61)씨는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아이를 잃은 부모를 보면서 같은 부모된 입장으로 너무 화가났다. 아무래도 옥시 제품은 손이 안가게 된다"고 말했다.

# 직장인 장모(33)씨는 장을 보기 전 옥시와 관련된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 위해 인터넷에서 옥시 제품을 미리 검색했다. 장씨는 "제품 이름에 옥시가 들어간 것도 있지만 이름만 보고는 알기 어려운 제품도 있어서 일부러 찾아봤다. 내가 평소에 쓰고 있는 많은 제품이 옥시사 제품이라 놀랐다"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사의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 제품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주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에서 해당 제품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최근 1주일(4월 26일~5월 2일)간 표백제와 제습제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5%, 33.9%로 각각 급감했다.

표백제와 제습제는 옥시사 제품의 비중이 70~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옥시사의 불매운동이 전체 매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옥시사 제품의 매출이 최대 절반 이상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옥시 제품의 판매가 크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매출이 떨어져도 제품에 옥시라고 명백히 적힌 물건은 고객 항의를 고려해 판촉행사를 잘 못하는 상황이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대형마트 업계가 지난달 옥시 제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판촉행사를 벌였음에도 이처럼 매출이 감소한 것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계 다국적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져는 표백제 '옥시크린'과 '옥시크린 오투액션', 제습제 '물먹는 하마', 섬유유연제 '쉐리', 세정제 '데톨'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옥시레킷벤키져는 PHGM 인산염 성분이 든 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제'로 2001년부터 2011년 11월 수거 명령이 내릴때까지 10년간 판매율 1위를 기록해 가장 많은 피해자·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판정 피해자 221명 가운데 옥시 제품 사용자는 178명으로 파악됐으며, 피해자 연대 집계에 따르면 옥시 제품을 쓴 피해자는 사망자 303명을 비롯해 4백여명에 달한다.

옥시는 검찰 소환이 본격화되고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확산되자 지난 2일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한국지사 대표가 공식 사과했지만, 피해자 측은 진정성이 없다며 격렬히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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