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구치소에 수감중인 40대 남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정모(47)씨를 강간 등 살인과 사체 은닉 혐의로 검거했다.
정 씨는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1시 57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무학산에서 혼자 하산하던 피해자 A(당시 51세)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뒤따라 가다 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다.
정씨는 산에서 우연히 만난 A씨를 성폭행하기 위해 뒤따라 갔다가 미수에 그쳤고, A씨가 자신의 얼굴을 봤고, 범행이 발각될 것이 두려운 나머지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씨는 사건 이후 지난 1월 주차된 차량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경북 영천경찰서에 검거돼 지난 1월 5일 대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A씨 남편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하루 뒤인 29일 숨진 A씨를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목격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11월 2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지만, 큰 성과가 없자 사건 발생 10일 만에 마산동부경찰서 서장을 본부장으로 전담수사본부를 꾸렸다.
이후 경찰은 신고보상금 1000만 원까지 내걸고, 목격자들을 상대로 최면수사까지 동원하며 용의자를 추적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하는데는 실패했고,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는 듯 했다.
그런데 사건의 실마리는 뜻밖의 상황에서 나타났다. 경찰은 다른 용의자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의복 등 17점을 대검찰청 과학수사과에 재감정을 의뢰했다.
그런데, 검찰로부터 피의자 정 씨의 유전자가 발견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고, 이후 경찰은 폐쇄회로(CCTV) 재분석 등으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씨를 조사해 범행을 자백받았다.
마산동부경찰서에서 김종석 수사과장은 "그동안 목격자나 증거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번에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장갑에서 검출된 DNA가 대검찰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돼 있던 A씨의 것과 일치하다는 회신을 받고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4일 무학산 범행 현장에서 현장 검증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