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뉴스] 썩은 밀가루 제보자 "곰팡이, 죽은쥐, 동면중 뱀까지…"

- 소맥전분 제조에 썩은 밀가루 투입
- 불법야적에 납품상태도 엉망
- 전분에 방부제 섞였을 가능성도
- 국내유일 업체, 광범위 유통됐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보자OOO(前 직원)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입니다. 뉴스의 그 이후를 밝혀보는 시간. AS뉴스. 여러분, 불량 계란, 불량 고추, 불량 젓갈, 불량 시리얼. 우리가 흔히 먹는 먹거리 앞에 불량이라는 두 글자가 붙었던 사건들. 그러고 보면 참 많았죠. 식약처에서는 이 불량식품을 4대 악으로 규정해서 집중적인 단속을 벌여왔는데요.

그런데 이런 단속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한 건의 불량먹거리 사건이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밀가루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유일의 소맥전분 제조업체 신송산업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분을 만드는데 썩은 밀가루를 투입했다는 내부증언이 나왔습니다.

제가 국내 유일이라고 말씀을 드렸죠. 그 얘기는 이 전분을 이용한 먹거리들이 광범위하게 유통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3년 동안 이 전분 제조업체에서 일하다가 이 사실을 국민권익위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 직접 만나겠습니다. 신원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음성 변조로 연결을 한다는 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나와 계십니까?

◆ 제보자> 네.

◇ 김현정> 문제가 된 소맥전분. 이게 정확히 어떤 걸 말하는 거죠?

◆ 제보자> 소맥전분은요, 밀가루를 가공해서 만드는 거를 소맥전분이라 그래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일반 밀가루에서 글루텐 성분을 뺀 거.

◆ 제보자> 그렇죠.

◇ 김현정> 이렇게 이해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그 썩은 밀가루가 소맥전분을 제조하는 데 들어갔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 제보자> 밀가루를 야적을 하는데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딱딱하게 굳게 되면 그게 썩게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걸 어떤 식으로 얼마나 집어넣었다는 거죠, 썩은 밀가루를?

◆ 제보자> 몇 만 톤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대략 그러면 전체 밀가루 원료 중에 몇 퍼센트 정도가 썩은 밀가루가 들어갔다라고 추정하세요?

◆ 제보자> 20% 이상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20% 이상으로 추정하신다고요?

◆ 제보자> 네.

썩은 밀가루 실태 (사진=제보자 제공)
◇ 김현정> 아니, 썩은 밀가루는 쉽게 말해서 곰팡이가 끼었다는 거고 그런데 그걸 어떻게 20%나 섞을 수 있죠? 다 표시가 날 텐데?

◆ 제보자> 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자동으로 투입되는 게 있고요. 하나는 수동으로 사람이 발로 밟거나 망치로 깨서 그걸 투입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밀가루가 도대체 왜 썩었나요?

◆ 제보자> 보관을 좀 잘못해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러시아 거를 수입을 해 왔는데. 러시아 그 밀가루 제분회사들이 위생개념이 없어서 컨테이너를 오픈했을 때 썩은 밀가루가 다량 포함이 돼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 러시아에서 들여온 밀가루에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까?

◆ 제보자> 다른 문제는 들어왔을 때 방부제, 방부제가 포대 중간중간에 엄청나게 끼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밀가루를 가지고 올 때 썩지 말라고 방부제 같은 것들을 봉투에 담아서 오는데 봉투가 터져 있었어요?

◆ 제보자> 거의 다 터졌어요, 거의.

◇ 김현정> 그러면 밀가루에 방부제가 섞였을 수도 있단 얘기예요?

◆ 제보자> 가능성이 아주 많아요.

◇ 김현정> 거기에 썩은 밀가루도 많이 보이고 방부제 봉투가 터져 있는 것도 많이 봤다. 방부제 봉투가 터져서 섞이면 구분 잘 안 됩니까?

◆ 제보자> 투명한 알갱이기 때문에 나름 근무하면서 에어로 털긴 털었는데도 들어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 러시아에서 5월부터 9월까지 납품된 밀가루 다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 일단 조사를 할 필요가 좀 있겠군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이렇게 보관이 허술했다면. 또 납품 받는 과정이 허술했다면 썩은 밀가루 섞는 것 외에 다른 문제가 더 있었을 가능성도 의심이 되는데. 또 다른 거 목격하신 거 있습니까?

◆ 제보자> 일단은 식품이다 보니까 쥐가 일단 먹으러 들어갈 거고 그다음에 바구미는 기본적으로 생기거든요. 그 다음에 추우니까 뱀이 거기로 들어가서 월동을 하게 돼요.

◇ 김현정> 뱀이요?

◆ 제보자> 제가 직접 눈으로 목격을 했거든요.

◇ 김현정> 지금 회사에서 내놓은 해명을 보면 전문해충 방제업체에 계약을 했기 때문에 그럴 문제가 없다라고 하던데.

◆ 제보자> 그게 한계가 있을 거예요. 워낙 양도 많고 그거 한다고 해서 그게 뱀이나 쥐, 특히 쥐 같은 경우는 들어가죠.

◇ 김현정> 지금 이거 다 사진 찍어놓으셨다는, 쥐 같은 거 사진 찍어 놓으셨죠?

◆ 제보자> 조그마한 쥐가 있어서 작업하던 중간에 스톱하고 그거를 잡아서 사진을 찍었죠.

◇ 김현정> 지금 저는 들으면서도 이게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이렇게 해서 썩은 밀가루가 섞인 전분. 또 위생 상태가 아주 더러운 밀가루가 섞인 전분들이 어디로 납품이 됐습니까?

썩은 밀가루 안에서 발견된 쥐 (사진=제보자 제공)
◆ 제보자> 맥주회사, 어묵회사. 하여튼 굉장히 많아요. 굉장히 많은 식품회사들이 가져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맥주회사, 과자회사, 라면회사, 어묵회사 다요?

◆ 제보자> 네.

◇ 김현정> 이 신송산업이 소맥전분을 만드는 우리나라 유일한 업체라는 게 사실인가요?

◆ 제보자>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반 소비자들이 먹는 과자, 맥주, 라면 이런 것에 다 이게 섞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네요.

◆ 제보자> 당연하죠. 저는 그 이후부터는 그 맥주를 절대 안 먹고 어묵도 먹지 않습니다.

◇ 김현정> 지금 회사 측에서도 해명을 내놨습니다. 내부고발한 사람은 회사에 악감정을 가지고 고의로 연출한 게 의심된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라는 겁니다.

◆ 제보자> 그건 잘못된 거고요. 1톤 되는 거를 사람이 연출을 할 수가 없거든요.

◇ 김현정> 쥐 사진 같은 경우도 죽은 쥐를 가져다가 조작했다 이런 요지의 의혹을 역으로 제기를 했더라고요, 회사가.

◆ 제보자> 쥐는요. 카자흐스탄 용역회사 직원하고 지게차 운전하는 정식직원하고 같이 있었어요. 카자흐스탄 용역 직원이 그걸 잡아서 발로 한 번 밟았거든요. 그래서 거의 죽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필요하면 그분들이 나서서 증언할 수도 있습니까?

◆ 제보자> 지금 물어봤는데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비자가 만료된 애들이기 때문에 증언을 꺼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서면요청을 했는데 어떻게 해 줄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분명한 건 본 사람이 더 있다. 쥐, 죽은 쥐 말고 썩은 밀가루를 섞는 것. 이것도 우연히 일어났을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제보자> 우연은 아니에요. 절대 우연은 아니고 제가 직접 완전 굳은 거는 발로 밟고 망치로 깨서 작업을 한 본인이거든요, 제가요. 그 카자흐스탄 애들은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고요.

◇ 김현정> 이게 한 사람들이 나를 비롯해서 이렇게 여럿이 있는데 이게 어떻게 어쩌다 한번이겠냐, 이 말씀이에요.

◆ 제보자> 그리고, 그리고 공장 직원들도 참여는 하지 않았어도 그 원료 투입 입구에다가 썩은 밀가루를 대기시킨 적이 있기 때문에 다 봤을 겁니다. 직원들도 알고 있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회사의 해명에 대해서 지금 조목조목 비판을 하셨는데. 썩은 밀가루로 소맥전분을 만든 기업 내용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공익제보를 결심하셨어요?

◆ 제보자> 저도 지금 7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모른 척하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했지만 내 양심에 가책을 느끼겠더라고요. 그래서 안 되겠다, 이거는 심하다라는 생각을 해서 신고를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나야 이 사실을 아니까 그냥 안 먹으면 그만이지만 내 아이가 먹어야 되고 내 아이의 친구들이 먹어야 되고 우리 이웃들이 먹는 거다 생각하니까 더 이상 참지 못하셨다는 말씀이에요?

◆ 제보자> 당연하죠.

◇ 김현정> 아니, 그럼 세상에 알리기 전에 회사에다가 좀 문제 제기를 해 볼 생각은 안 하셨어요?

◆ 제보자> 그런 생각은 하기는 했었습니다. 얘기를 할까도 했는데 개선될 것 같았으면 애초에 그거를 폐기를 했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공익제보를 한 후에 업체 측에서는 지금 어떤 반응들을 제보자에게 보이고 있나요?

◆ 제보자> 일단은 일도 잘 안 하고 미쳐 가지고 이렇게 조작을 해서 연출해서 했기 때문에 형사고발하겠다고 얘기합니다.

◇ 김현정> 일도 평소에 성실하게 안 하던 사람이 지금 미쳐 가지고 그런다라는 단어가 나왔어요?

◆ 제보자> 그렇게 저를 몰아서 형사고발 하려고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양심선언을 한 후에 지금 회사 그만 두셨죠?

◆ 제보자> 네, 제가 제 신고로 인해서 직원들에게 많은 회사가 없어진다든지 무슨 영업정지 그러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한테 미안해서 그 사람들 볼 면목이 없어서 사직서 썼습니다.

◇ 김현정> 용기를 내서 세상에 알려주신 것 감사드리고요. 물론 경찰수사가 이제 시작이 됐으니까 결과는 더 나와 봐야겠습니다마는 문제 제기를 했으니까 정확한 수사가 있길 바라겠고요. 이제부터 이 사건을 쫓아가는 건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가 관심을 놓는 순간 흐지부지될 수도 있는 거니까 끝까지 관심 가지고 따라가 봐야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제보자> 네.

◇ 김현정> 전분 제조업체에서 일하면서 썩은 밀가루 섞는 것을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 직접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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