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모은 외인구단' 레스터 시티, 동화 같은 EPL 정상

'외인구단' 레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사진=레스터 시티 트위터)
레스터 시티가 결국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팀 창단 이후 첫 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 1978년 노팅엄 포레스트 이후 1부리그(프리미어리그는 1992년 출범) 우승을 처음 경험한 첫 팀이기도 하다. 또 1부리그 우승을 차지한 24번째 팀이 됐다.

레스터 시티를 우승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없었다. 도박사들조차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을 0.02%로 전망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레스터 시티는 갓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한 팀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강등권에서 머물다가 막판 잔류에 성공했다. 레스터 시티의 우승은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일로 보였다.

그런 레스터 시티가 정상에 올랐다. 이적료 총합이 케빈 데 브루잉(맨체스터 시티)의 이적료보다 적은 그야말로 '외인구단'이 일궈낸 우승이다.

선수 면면을 보면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말이다.

오카자키 신지를 마인츠에서 데려올 때 지불한 700만 파운드가 레스터 시티의 최고 이적료. 오카자키는 일본 국가대표 출신으로 레스터 시티 이전에도 주전으로 뛰었던 몇 안 되는 선수다.

그 외 선수들은 대부분 전 소속팀에서 후보였거나 방출된 선수들이다.

로버트 후트는 첼시 출신이지만, 2년 연속 우승할 때 벤치를 지켰다. 대니 심슨, 대니 드링크워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빛을 보지 못했고, 크리스티안 푸흐스, 마크 알브라이튼은 샬케04, 애스턴 빌라에서 방출된 뒤 레스터 시티로 향했다. 레오나르도 우요아는 2007년 아르헨티나의 U-20 월드컵 우승 멤버지만, 뛸 기회는 적었다.

주장인 웨스 모건은 30세가 될 때까지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없었고, 팀 내 득점 1위인 제이미 바디는 4년 전만 해도 세미 프로였다. 리야드 마레즈는 프랑스 유스팀에서도 주목 받지 못했고, 은골로 캉테도 1년 전까지 프랑스 2부리그 소속이었다.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인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 역시 맨체스터 시티의 후보에 불과했다.

레스터 시티 우승 주역의 면면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이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 또 시즌 개막 전 합류한 선수들이다. 그것도 1~2명을 제외하면 무명에 가까운 선수들이었다. '외인구단'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레스터 시티다.

물론 레스터 시티도 돈을 썼다. 레스터 시티의 역대 최고 몸값 10명 가운데 8명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최근 2년 동안 계약한 선수다. 하지만 다 효과를 보진 못했다. ESPN에 따르면 괴칸 인러, 요한 베나루앙느,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에게 3000만 달러 가까이 투자했지만, 인러가 3경기를 뛴 것이 전부다. 베나루앙느, 크라마리치는 아예 팀을 옮겼다.

레스터 시티의 선수단 전체 연봉은 800억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만난 '외인구단'은 결국 기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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