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배상기금? 1인당 1억도 안돼
-英본사도 신제품 검증절차 무시해
-청문회 응하지 않으면 퇴출되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상정(정의당 대표)
◆ 심상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옥시의 사과가 나오긴 나왔습니다. 어제 사과 어떻게 보셨어요?
◆ 심상정> 말씀하신 대로 너무 늦은 사과였고요. 공론화된 지는 5년이지만 그 첫 피해자가 나온 게 2002년이니까 14년 만에 사과죠.
◇ 김현정> 그렇게 되네요.
◆ 심상정> 그리고 이제 무엇보다도 사과의 내용이 중요한데요. 사과의 핵심은 스스로 옥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혀야 하잖아요. 그런데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요. 그냥 ‘잘못한 것을 바로 잡겠다’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넘어갔고요. 내용도 마치 무슨 사회공헌 하듯이 ‘인도적 기금을 내놓겠다’ 이런 식으로 되어 있어서 아마 우리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셨는데 매우 실망을 안겼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마치 선심 쓰듯이 사회 기부하듯이 이런 느낌을 받으셨다는 거에요. 진정성에 의심을 하시는 거군요?
◆ 심상정> 네, 진정성의 핵심이 뭐냐면 사과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고백하는 거죠. 그런데 무엇을 잘못했는지 언급이 없어요. 그리고 본사 차원의 피해보상대책도 없었고요. 이런 여러 가지를 놓고 볼 때 이거는 지난달에 이메일 사과가 역효과를 부른데다가 옥시에 대한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수습해야 되겠다는 그런 면피성 사과였다라고 봅니다.
◆ 심상정> 네, 그것은 피해자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듯이 100억원이라는 게요. 이제 2013년에 저희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옥시 기업주를 불러 가지고 국정감사를 했습니다. 그때 이제 50억 내놓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거기에다가 추가로 50억을 더 출현하겠다? 이런 식으로 시혜를 더 베푸는 식의 입장을 이야기 했죠. 그런데 지금 옥시 제품을 써서 사망한 분이 지금 확인된 것만으로도 103명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 심상정> 그러면 산술적으로 따져도 1인당 1억도 안 되는데. 돈 액수 문제를 떠나서 그것을 지금 보상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얼마나 오만하고 가당치 않은지, 그 점에 대해서 아직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는 게 좀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옥시가 이제 앞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이 크게 두 축이에요. 지금 말씀하신 보상 문제가 한 축이고 또 다른 한 축은 처벌 부분입니다. 정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텐데요.
그런데 검찰은 어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렵다. 우리나라 옥시를 영국의 레킷벤키저라는 회사가 2001년에 인수를 한 것이다. 그런데 가습기 살균제는 그 전인 2000년부터, 즉 인수하기 전부터 만들어졌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영국 본사에다가는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세요?
◆ 심상정> 우리 검찰이 참 안타까운데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데 사명감을 갖지 않은 검찰은 저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봐요. 아직 수사도 안 해 보고요. 또 특히나 피해자들도 그렇고 국회에서도 본사 책임 소재를 규명할 수 있는 물적 근거들을 여러 차례 제기를 했어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요?
◆ 심상정>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2001년에 옥시를 인수했지 않았습니까? 그때 PHMG를 넣은 ‘뉴 가습기당번’이라는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했는데요. 이때 신제품의 안전 테스트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영국은 유럽연합 소속이지 않습니까? 유럽연합에서는 1998년부터 바이오 사이드 안전관리제도를 적용하고 있거든요. 당연히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신제품 안전테스트를 해야 돼요.
◇ 김현정> 아니, 심 대표님. 약간 지금 헷갈리는 것이요. 옥시싹싹이라는 건 인수 전인 2000년에 개발이 되어서 시판이 시작이 됐는데. 그 후에 이름을 바꿔서 약간 개선한 신제품이 또 나왔다 이런 말씀이시죠?
◆ 심상정> 그렇죠, ‘뉴 가습기당번’이라는 그런 제품을 제조 판매할 때 신제품은 안전테스트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하지 않았고 11년간 판매과정에서 아무런 안전점검도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또 이미 보도도 됐습니다마는 2011년에 한국 정부가 역학조사를 하고 동물실험 조사를 발표했잖아요.
◆ 심상정> 그때 한국정부 조사결과를 재확인한다고 옥시 측에서 대학연구소들에게 의뢰를 했단 말이에요. 서울대뿐만 아니라 호서대 그리고 한국건설생활 환경시험연구원 이런데다 했는데요. 이때 연구진들의 실험조작, 은폐, 그리고 연구원 매수. 이런 정황들이 다 드러났고 그런 물적 증거들을 저희가 제시를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 심상정> 불법, 탈법행위를 저질러 왔는데 이런 것을 조사도 하지 않고, 또 국제법상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고요. 저희는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다라고 보고 있고 검찰이 책임 있게 수사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 김현정> 검찰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데 옥시 청문회를 따로 또 개최해야 된다라고 주장하시는 거는 그런 맥락입니까?
◆ 심상정> 그렇죠, 처음에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우선 정부가 ‘옥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상관관계가 없다, 확인할 수 없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그리고 2005년도에 처음으로 ‘추정된다’라고 발표를 한 이후에도 저희가 환노위에서 계속 국감 때마다 다뤘는데요.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한 이야기가 있어요. ‘추정은 되지만 사전에 알 수 있었는지는 현대 과학으로서 확인할 수 없다.’라고 그래서 이걸 현대과학의 한계로 치부하면서 정부 책임을 피해갔어요. 그게 5년 걸렸거든요. 그래서 법원에 맡겨놨는데 그 다음부터는 이제 검찰이 수사를 안 한 거죠. 그래서 저는 지금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가장 1차적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봅니다. ‘정부와 검찰에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늦장 대응, 늦장 수사. 따라서 청문회가 필요하다라고 보시는데요.
◆ 심상정> 청문회도 필요하고요. 예전에 우리가 아주 인상 깊게 봤던 게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대형 리콜 사태를 맞았을 때 미국 의회에서 도요타 회장을 불러서 8시간이나 청문회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랬었죠.
◆ 심상정> 전국민의 이해를 철저히 따졌거든요. 이거는 단순한 피해가 아니고 수많은 사람이 죽었고 또 그 피해가 어마어마한 범위로 지금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란 말이에요.
◇ 김현정> 그런데요. 심 대표님, 이 부분에서 제가 궁금한 게 뭐냐면요. 영국 본사와 영국인들이란 말입니다. 청문회에 소환을 한다고 해서 이 사람들이 응할까요? 또 응하지 않을 경우에 강제할 방법이 있을까요?
◆ 심상정> 그 문제는 응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세계적인 기업으로서 또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옥시 제품을 판매하려고 한다면 이런 중차대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 일에 대해서 저는 출석을 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것이 일류 기업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심상정> 그렇지 않다면 옥시 기업은 퇴출돼야 될 기업으로 전세계적으로 낙인찍힐 수 있는 그런 정도의 책임 있는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심 대표님 고맙습니다.
◆ 심상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당 심상정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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