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에 제주서 피해 잇따라…무더기 결항·시설물 파손

최대 순간풍속 31m 태풍특보 수준 강풍·폭우

제주도 남서쪽 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북동진하면서 2∼3일 밤사이 제주에 태풍급 강풍과 함께 많은 비가 내렸다.

강한 바람에 펜스가 휘어지고 천막이 날아가 부서지는 등 태풍이 내습한 상황을 방불케 했다.

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한라산 삼각봉(해발 1천450m)에서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1m, 윗세오름(〃 1천673m)에서는 최대 순간 초속 24.3m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최대 순간 풍속은 제주시 동지역에서 초속 23.7m, 제주시 유수암 초속 23m, 선흘 초속 22.2m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태풍 '찬홈'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져 최대 풍속 가파도 초속 24.3m, 윗세오름 23.9m, 고산 22.6m를 기록한 때보다 더 강한 바람이었다.

제주도 산간과 북부에는 강풍경보, 제주도 동부·서부·남부·추자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강한 바람으로 이날 0시 44분께 제주시 이도2동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 옆 천막이 날아가 파손됐다. 날아온 천막에 부딪혀 바로 옆 펜스 일부도 휘어졌다.

비슷한 시각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에서는 통신선이 바람에 날리는 등 총 7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제주공항에는 2일 강풍특보와 이·착륙 방향 모두 윈드시어(난기류) 특보가 발효돼 제주 출발 82편, 도착 91편 등 총 173편이 결항했다. 이로 인해 관광객과 제주도민 1만4천여명의 발이 묶였다.

공항에서는 체류객 100여명이 선잠을 잤다.

제주공항의 강풍주의보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예정돼 항공편 운항에 일부 차질이 예상된다.

많은 비도 내려 제주도 산간에는 호우경보, 제주도 동부·서부·남부·북부·추자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 267.5㎜, 삼각봉 265.5㎜, 진달래밭 242㎜의 폭우가 쏟아졌다.

강수량은 서귀포시 색달 95㎜, 남원읍 신례리 86.5㎜,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81㎜, 서귀포시 안덕면 77㎜, 제주시 용강동 54.5㎜를 기록했다.

제주도 전해상과 남해서부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파도가 높게 일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발달한 한랭전선이 통과해 새벽에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었으며 강한 바람이 몰아쳤다"고 말했다.

이어 "해상에는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많고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을 가능성이 있겠다"며 안전사고에 각별한 유의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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