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감독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지난주까지 24경기에 나서 통산 사령탑으로 2495경기에 출전했다. 이번주 5경기를 채우면 대망의 정규리그 25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다.
이는 김응용 전 한화 감독(75) 이후 KBO 사상 두 번째다. 김 전 감독은 통산 2935경기에 출장해 역대 최다 기록을 갖고 있다. 여기에 최다승(1567승 1300패 68무) 기록 보유자다. 1983년 첫 프로 사령탑에 오른 해태(현 KIA)에서 18시즌, 삼성에서 4시즌을 보낸 김 전 감독은 2013, 14년 한화에서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했다.
공교롭게도 김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잡은 인물이 김성근 감독이다. 1984년 OB(현 두산)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태평양과 삼성, 쌍방울, LG, SK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까지 김 감독은 2471경기 1302승 1112패 57무를 기록했다.
▲최악의 4월, 반등 계기 뒤 대기록 눈앞
어쩌면 감독 2500경기 출장 기록은 오랫동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역대 3위인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69)은 2057경기(980승 1032패 45무)를 치렀지만 현장 복귀가 쉽지 않다. 1812경기(936승)의 김재박 KBO 경기운영위원장(62)도 마찬가지다.
현역 중에는 김경문 NC 감독(58)이 1384경기(731승)로 뒤를 잇는다. 김 감독이 2500경기에 도달하려면 9년 정도 더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성근 감독의 2500경기 출장은 KBO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런 김 감독은 올 시즌 사령탑 생활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4월 6승17패, 승률 2할6푼1리로 최악의 첫 달을 보냈다. 1999년 쌍방울 시절 승률 2할5푼(5승15패2무) 이후 가장 나쁜 4월 성적이었다. 주축들, 특히 선발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이기지 못했고, 김 감독 특유의 벌떼 마운드 운용은 혹사 논란을 빚어 사퇴 운동까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이번주 2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맞는다. 5경기를 남긴 김 감독은 주중 친정팀 SK와 3연전을 치른 뒤 제자 조범현 감독의 케이티와 주말 3연전 원정에서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로저스, 어버이날 노감독 기록 자축할까
3일 SK와 원정이 열릴 인천 지역에 비 예보가 있어 우천 취소 가능성이 적잖다. 그렇다면 김 감독은 오는 8일 케이티와 수원 원정에서 2500번째 경기를 치르게 된다. 공교롭게도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의 복귀전이 예정된 날이다.
로저스는 한화가 목이 빠지게 기다린 천군만마다. 지난 시즌 중 합류해 10경기 6승2패 평균자책점(ERA) 2.97을 기록한 로저스다. 평균 8이닝 가까이 던져 과부하가 걸린 불펜 부담을 크게 덜어줄 오아시스다.
한화로서는 로저스가 김 감독의 2500번째 경기에서 호투를 펼쳐 승리로 축하 선물을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 감독과 불화설이 나돌던 로저스가 어버이날 극적인 복귀전을 치르는 까닭이다. 또 만약 로저스가 김 감독의 2500경기를 축하한다면 자연스럽게 3일 경기는 우천 취소가 되는 것이고 이는 지친 불펜진에 달콤한 휴식을 의미한다.
마에스트리는 올 시즌 그래도 한화에서 유일하게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를 찍은 선수다. 2번 달성해 2승을 거뒀다. 불펜 등판 뒤 안영명이 7일 전격 선발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케이티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전력이다. 12승14패로 한화에 4경기나 앞선 공동 6위를 달리고 있다. 김 감독의 2500경기 출장 경기에서 고춧가루를 뿌릴 수도 있다.
과연 한화가 김성근 감독의 2500경기 출장 경기를 자축할 수 있을까. 또 대기록의 축하 선물을 안길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