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이 자살 생각 1.4배 높인다"

비흡연자 6043명 분석결과…"간접흡연 최소화하는 정책지원 필요"

간접흡연이 자살과 같은 극단적 생각에 빠져들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욱 강릉동인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공동 연구팀은 2010~2012년 진행됐던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흡연 경력이 없는 성인 남녀 6043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참여자들의 간접흡연 노출 여부를 확인한 뒤 1년 중 2주 연속으로 우울감이 있었는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지 등을 물었다.

그 결과 나이나 직업, 수입, 학력 등 우울 증상과 자살 생각에 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간접흡연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폐해가 분명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간접흡연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3천6명)이 없는 사람(3천37명)보다 자살을 생각할 위험이 1.43배 더 높았다. 남성만 놓고 보면 이런 위험이 2.49배까지 증가했다.

이런 간접흡연과 자살 생각의 상관성은 집과 직장 등의 노출 장소 및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집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살에 대한 생각이 1.55배 더 많았다. 또 같은 조건에서 우울 증상을 겪을 위험도도 1.46배에 달했다.

이처럼 간접흡연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데 대해 연구팀은 직접흡연과 비슷한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즉, 담배 연기에 포함된 독성이 도파민 등의 뇌신경전달 물질을 감소시키고, 원치 않는 담배 연기 노출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간접흡연과 관련한 정책을 펼칠 때 마음건강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준현 교수는 "간접흡연은 적극적인 규제와 홍보 노력을 통해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간접흡연이 신체적 건강 이외에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게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가정의학회가 발간하는 영문학술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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