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강석규 부장판사)는 A씨가 서울의 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3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시스템 구축 전문회사인 B사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였던 C씨가 수사를 받게 되자 이른바 '옥바라지' 역할을 했다.
C씨와 가족들, 변호인과의 연락을 담당한 것은 물론 형사재판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구치소에 수감된 C씨의 생활을 지원하는 일을 떠맡았다.
또 B사의 모회사와 관련된 자료를 취합해 C씨의 변호인에게 전달하거나, C씨의 지인들로부터 탄원서를 수집하는 일도 A씨의 주된 업무였다.
같은 기간 A씨는 팀장에서 수석부장으로 승진했고, 연봉도 2000만원 인상됐다. 이뿐 아니라 A씨는 C씨로부터 B사의 주식 215만주를 양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주식 양도 과정은 순탄치 않았고,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법원이 2012년 "C씨는 A씨에게 주식 대신 75억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 결정을 내리면서 A씨는 75억원을 손에 쥐게 됐다.
하지만, 이후 A씨가 예상치 못했더 복병이 등장했다. 세무당국이 2013년 9월 "해당 금액은 사례금이어서 세금 부과 대상이 된다"며 A씨에게 종합소득세 26억 9000여만원을 부과한 것이었다.
A씨는 "75억원은 인적용역의 대가인 기타소득에 해당하고, 쟁점금액의 80%가 필요경비로 인정돼야 한다"며 이의신청을 냈지만 기각되자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다.
쟁점은 옥바라지의 대가인 75억원이 '사례금'인지, 아니면 '기타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전문성과 특수성을 갖춘 자가 그에 기초해 제공하는 용역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 대가는 일시적인 인적용역의 대가가 아니라, 역무의 제공 등에 대한 사례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역무는 주로 C씨와의 친분관계에 기초해 옥바라지를 하거나, 변호인과 회사 간 재판 자료를 전달해주는 것에 불과해 전문성이나 특수성을 갖춘 인적용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가 급여와 인사상 이익을 제공받았고, 해당 역무를 위해 많은 경비를 투입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75억원은) A씨가 제공한 역무의 객관적 가치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거액"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