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라면 누구든 경기를 뛰고 싶어 한다. 그게 '슈퍼매치'라는 더비 경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영광은 양 팀 합쳐 22명에 불과하다. 교체선수를 모두 합쳐도 28명만이 참가할 수 있다. 이처럼 경기에 뛰는 것도 힘든데 그중에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것도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 '슈퍼매치'에서는 더 어렵다.
그러나 한국의 더비 경기에서 국내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 2명이 유독 빛났다. 수원의 산토스와 서울 아드리아노가 그 주인공들이다.
수원과 서울은 30일 수원월드컵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에서 한 골씩 주고받아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은 2016시즌 첫 '슈퍼매치'에 베스트 멤버를 선발로 화끈한 승부를 예고했다.
특히 양 팀 선발로 나온 산토스와 아드리아노는 상대의 골문에 각각 한 골씩 밀어 넣는 활약을 선보였다.
전반은 산토스의 무대였다.
'염산권'(염기훈-산토스-권창훈)이 모두 선발 출장한 수원은 경기 초반 서울을 압박했다. 산토스 역시 왕성한 활동량으로 서울 수비진을 흔들었다. 결국 첫 골은 '염산권'의 발에서 나왔다. 산토스의 이런 움직임은 골까지 만들어냈다.
산토스의 득점으로 전반을 1-0으로 마친 수원.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반격을 퍼부었다. 그 중심에는 공격수 아드리아노가 있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12분 다카하기의 패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로빙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의 양상민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볼을 머뭇거리다 실점을 허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아드리아노는 이 골로 정조국(광주FC)을 따돌리고 리그 최다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수원과의 3경기에서 5골을 터트렸던 아드리아노는 올해 첫 슈퍼매치에서도 날카로운 골 감각을 뽐냈다.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은 두 외국인 선수. 산토스와 아드리아노는 용병으로 팀에 자리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내는 능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