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지 <미디어스>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소위(위원장 김성묵)는 이날 SNL 7의 한 코너였던 ‘SNL팬픽’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 아이돌 그룹 블락비는 SNL 7의 호스트로 등장했다. 이 중 한 코너가 블락비 멤버들을 소재로 한 팬픽을 다룬 내용이었다. 극 중 인물이 블락비를 소재로 한 팬픽을 쓰고, 이를 상상하는 콩트였다.
방송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을 동료에게 빼앗긴 '지코'가 괴로워하자, 또 다른 블락비 멤버 ‘박경’이 연습실로 찾아와 '지코'에게 오랫동안 좋아했노라고 고백하고, 둘은 키스를 했다.
이 장면에 대해 시청자 민원인은 “청소년들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에서 동성애를 조장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제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방심소위는 논의 결과 행정지도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다루면서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장시간 클로즈업해 방송한 것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제5호, 제43조(어린이 및 청소년의 정서함양)제1항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러한 방심위의 결정에 대해 당시 '차별 조장'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언론 감시 시민단체(언론연대, 민언련)들은 "방심위의 중징계 결정은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며, 성적(性的) 지향에 따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접수하기도 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칼럼을 통해 "방송을 통해 단지 어떤 장면이 노출되는 것으로 특정한 취향이나 이데올로기가 강화된다는 주장은 폐기처분된 지 오래"라며 "(방심위원들이) 국민들을 드라마 한 장면으로 동성애자로 돌변할 수 있는 파블로프의 개로 확신했다"고 지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