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28일 "그동안 자산기준 상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온 기업집단 지정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그동안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상향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지정기준 상향은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가 크고 여러 법령이 얽혀있는 등 단순한 사항이 아니라며 기준상향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대기업 지정제도는 반드시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된다"고 언급하면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공정위는 국제경쟁네트워크 연차총회 참석차 싱가포르에 가있는 정재찬 위원장이 28일돌아오는대로 상향 논의와 검토 작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일단 자산 기준을 5조원에서 7조∼10조원 등으로 올리는 방법과 자산총액 상위 30대 그룹 등으로 순위를 끊어서 지정하는 방법 등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검토를 벌이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신산업 특성을 고려해 규제에 차등을 두는 방안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
자산 기준만 상향된다면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제도를 바꿀 수 있지만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변경은 단순히 공정위와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고용·세제·금융·중소기업 등 약 60여개의 법령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원용해 각종 규제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60개 법과 관련된 기업, 이해관계자, 관련 정부 부처들의 의견 수렴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 2008년 4월에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올렸다. 이를 통해 2008년 79개였던 규제 대상이 2009년 48개로 줄었다가 현재는 규제대상기업이 65개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