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지원, 4년전 적에서 이번엔 2인3각

文과 단일화로 퇴진 요구한 安…박지원 합의추대 힘실어

(사진=자료사진)
국민의당이 27일 박지원 의원과 김성식 당선자를 20대 국회 첫 번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만장일치 합의추대하면서 3당 가운데 가장 먼저 원내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이로써 박 의원은 18대, 19대에 이어 20대에서도 원내대표를 역임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벌써부터 20대 총선에서 끝까지 야권연대의 압박을 이겨내며 제3당을 일궈내는 뚝심을 보인 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2인3각이 정치권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 정국이었던 2012년 11월,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적대관계에 서 있던 두 사람이었다.


당시 거센 단일화 요구에 이해찬 대표가 용퇴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잔류하는 쪽으로 마무리 되면서 박 원내대표는 가까스로 당직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깊은 골이 파여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두 사람이 4년 6개월여 만에 국민의당 지도부라는 한 배에 탄 동지가 된 것이다.

안 대표는 원내대표 추대 움직임에 유성엽 의원 등이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추대쪽에 힘을 실어주는 등 박 의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안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은 열심히 빨리 일하는 국회, 공부하는 정당 만드는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보고 계신 것이다"며 박지원 원내대표 추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의원도 이날 한 방송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께서도 '이번 20대 국회를 생산적으로 하기 위해서 꼭 맡아주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며 자신의 원내대표직 수락에 안 대표의 뜻이 반영돼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안철수 대표의 성장한 정치력에 찬사를 보내며 화답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에 손학규 고문 등 다른 분들도 다 들어와서 경쟁해서 대통령 후보가 돼야 된다. 나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잘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리끼리 '야 안철수 이제 고단수다, 고단자 됐다'고 제가 이야기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안 대표가 4년전에는 사퇴를 요구했던 박지원 의원을 새로운 파트너로 받아들이면서 국민의당은 다시 거대 양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의석수가 비슷해 강력한 캐스팅보트 권한을 가지게 된 상황에서 '박지원 원내대표 카드'는 국민의당 협상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의원은 합의추대 직후 "빨리 원내대표를 선출해서 5월 중으로 원구성 합의를 하자"고 총선 후유증에 빠져있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게 선수를 치며 정국주도권을 잡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거대 양당의 원내지도부 판도에도 연쇄 파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 노회한 정치 9단 박지원 원내대표에 맞서기 위해 강한 협상력을 구비한 노련한 원내대표를 찾는 움직임이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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