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파악된 국내 100대 기업 비오너 출신 여성 임원은 150명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외이사와 비상근 임원을 제외한 100대 기업 전체 임원 6829명의 2.2% 수준이다.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배출한 회사도 올해 처음 4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2만기업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비오너 출신 여성 임원 수는 올해 150명으로 지난 2004년에 비해 12배 가까이 늘어났고 오너 일가 출신 11명까지 합치면 모두 161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추세라면 2018년 전후로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200명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소장은 "기업 경영진이 여성 임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금융감독원이 2013년 말부터 정기보고서에 임원 성별을 기재하도록 한 제도 시행이 여성 임원을 증가시키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단 한 명이라도 배출한 기업 숫자도 올해 처음 40개 기업으로 늘어났다. 연도별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수는 2004년 10곳→2006년 13곳→2010년 21곳에서 2011년 30곳→2013년 33곳→2015년 37곳으로 증가했다. 그러다 올해 처음 10곳 중 4곳 꼴로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이 많아졌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재임 기간은 2년 이하가 60.7%로 가장 많았다. 3~4년차는 22.0%였고, 5~9년차는 15.3%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된 여성 임원은 2.0%에 불과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최장수는 'LG전자 류혜정 상무'로 확인됐다. 류 상무는 지난 2005년 1분기 보고서에 임원으로 최초 공시돼 올해로 11년째 임원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여성 임원 승진 형태를 살펴보면 내부 승진(63.4%)이 외부 영입(36.6%)보다 많았다. 외부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수혈해오던 패턴에서 벗어나 점차 내부에서 여성 임원을 발탁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는 의미다.
조사 대상자 중 학부 대학 및 전공을 확인할 수 있는 여성 임원 중에서는 '이화여대' 출신이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LG생활건강 이정애 부사장(63년, 경제학)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 김영소 상무(67년, 화학), 대한항공 유영수 상무보(69년, 영문학) 등이 이화여대 동문 출신 여성 임원들이다. 이화여대 다음으로는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이 각각 8명씩으로 많았다.
학부 전공은 인문사회계열이 45.1%로 높은 가운데, 이공계열도 43.1%나 됐다. 대표적인 이공계 출신으로는 두산 신미남 사장(한양대 재료공학), GS건설 이경숙 상무(고려대 화학공학), KT 윤혜정 상무(충남대 계산통계학) 등이 활약 중이다.
여성 임원의 출생 년도를 살펴보면 올해 45세인 1971년생이 20명으로 최다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오시연 상무, 삼성물산 박남영 상무, 롯데쇼핑 송승선 상무보, LG생활건강 최연희 상무 등이 71년생 동갑내기 여성 임원들이다.
최연소 임원으로는 올해 41세인 1975년생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 서혜욱 상무보, 아모레퍼시픽 정혜진 상무, 네이버 이윤숙 이사다.
100대 기업 내 오너家 임원으로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 CJ제일제당 이미경 부회장, 효성 송광자 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오너가 임원 중 80년대생 임원으로는 금호석유화학 박주형 상무(80년생), 삼천리 이은선 이사(82년생),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83년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