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스승' 노민상 전 수영 국가대표 감독이 박태환을 대신해 국민들에게 전한 사죄의 메시지다.
노민상 전 감독은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리우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좌절됐음에도 불구하고 18개월만의 복귀전에 나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박태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노민상 전 감독은 박태환이 대한민국 수영에서 세계 경쟁력을 갖춘 유일무이한 선수라고 강조해왔다. 도핑 파문으로 사라진 올림피 출전의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18개월 동안 그 선수가 좌절 속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데, 당연히 규정을 따라야 하겠지만 그래도 스승으로서 얘기 드리자면 기회는 한번 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박태환은 도핑 양성반응 때문에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받은 1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마쳤다. 지난 3월2일 부로 끝났다. 그러나 도핑에 걸린 선수는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발목이 잡혀 리우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노민상 전 감독은 "규정이나 모든 걸 다 지키는 게 맞은 얘기다. 그렇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 하나 잘못을 안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선수가 자성과 반성을 하고 있고 성찰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면 기회를 한번 주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했다.
박태환이 이미 공식 징계를 받고도 로컬 규정 때문에 이중 처벌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이중 징계와 관련된 항소가 들어올 경우 대부분 선수의 편을 들어줬다.
그러나 박태환 측은 CAS에 제소하지 않는 방향에 무게감을 두고 있다. 노민상 전 감독도 "(제소보다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로컬 규정에 막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박태환의 상황이 '제2의 안현수'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현수 선수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렇게 했겠나"라면서도 "그런 생각은 추호도 안해봤다. 그렇게 할 의향도 없다"고 못박았다.
또 노민상 전 감독은 만약 국가대표 선발 규정이 개정돼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길이 열린다 하더라도 특정인 봐주기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태환의 이야기를 소개해달라는 진행자의 말에 노민상 전 감독은 먼저 "용서해주시고.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또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용서해주십시오', 여기까지가 박태환의 메시지다.
이어 그는 "여기까지 기록을 올리기까지 그 선수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나. 때로는 울기도 했고 때로는 아파도 했다. 이런 것들이 저는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