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성공' SK는 '실패'…승패 가른 판단력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선두권을 달리는 팀들답게 시즌 첫 맞대결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경기 막판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두산은 26일 잠실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 경기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6이닝 8피안타 6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수확하며 리그 다승 순위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4연승에 성공한 두산은 15승 1무 4패로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냈다.

반면 SK는 선발 메릴 켈리가 6이닝 6피안타 4탈삼진 3실점으로 분전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한 타선과 수비진의 결정적인 실책으로 인해 2연승을 마감했다.

안타 개수는 SK가 앞섰던 경기였다. SK는 7개를 기록한 두산보다 무려 6개나 많은 13안타를 몰아쳤다. 그러나 타선의 응집력 부족으로 3점을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승부는 양 팀 선발의 호투도, 타선의 폭발력도 아닌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합의판정과 감독들의 선수 기용에서 판가름 났다.

◇ 감독들의 지략 대결…두산이 웃었다

선수 교체는 SK에서 먼저 나왔다. SK는 2회초를 마치고 박정권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최승준과 교체했다.

최승준은 교체와 동시에 2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두산 김재환의 강습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 즉시 2루로 송구해 더블 아웃을 끌어냈다. 켈리를 웃음 짓게 한 호수비였다.


그러나 최승준은 6회말 1사 2, 3루에서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범해 두산에 한 점을 헌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7회말 1타점 적시타를 날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뼈아픈 실책에 빛이 바랬다.

SK와 더불어 두산도 부상으로 인해 선수 교체를 했다. 2루수 오재원이 4회초 수비 중 등 부위 통증을 느껴 김동한과 교체됐다. 이후 김동한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박세혁이 결승타를 날리는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6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경기에 출장한 박세혁은 켈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이날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박세혁의 데뷔 첫 결승타였다.

박세혁은 올 시즌 7경기에 나와 1할1푼1리(9타수 1안타)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대타 작전을 완벽히 수행해 감독 믿음에 보답했다. 박세혁은 경기 직후 "얼떨떨하다"면서 "TV에서 보던 순간을 내가 해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SK는 9회초 박재상 타석에 헥터 고메즈를 대타로 기용했지만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최정과 정의윤의 연속 안타로 두산의 턱밑까지 추격한 SK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법한 대타 기용이었다.

◇ 한 번씩 사용한 '합의판정'…두산은 '성공' SK는 '실패'

두산과 SK는 대타 기용 외에 합의판정에서도 다른 결과표를 받아 들었다.

첫 합의 판정은 두산 쪽에서 나왔다. 두산은 3-2로 추격당하던 7회초 무사 1, 2루에서 SK 이재원이 친 3루수 직선타를 허경민이 바로 잡아 지체없이 정의윤이 귀루하던 2루로 던졌다. 그러나 송구가 다소 높게 형성됐고, 윤상원 2루심은 2루수 류지혁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해 세이프를 선언했다.

두산은 즉시 심판에 합의판정을 요구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포구 순간 류지혁의 발이 베이스에 붙어 있던 것으로 결정돼 2루 주자 정의윤이 포스아웃됐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2개로 늘리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SK의 합의 판정 요청은 팀이 3-4로 뒤진 9회초에 나왔다. 1사 3루 동점 찬스에서 최승준이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그 사이 3루에 있던 대주자 유서준이 재빨리 홈으로 파고들었다.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홈 송구를 선택했고 공을 받은 양의지는 유서준을 태그아웃으로 잡아냈다.

SK는 판정에 불복하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판정을 뒤집지는 못했다. 합의판정 이전에 동점을 의식한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두산과 SK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시즌 2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허준혁을, SK는 박종훈을 선발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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