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 방송은 27일 한국 정부 당국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단천상업은행 베트남지사 최성일 부대표가 지난 23일 항공편으로 베트남을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최 부대표는 지난해 12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뒤, 3월에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 호에 강제출국과 입국금지 등을 포함한 ‘여행 금지’와 자산동결 대상자에 포함됐다.
당시 미 재무부 산하 자산통제국 (OFAC)은 최 부대표 등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WMD) 확산 프로그램에 간여했다고 밝혔으며, 유엔 안보리는 이를 근거로 최 부대표를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단천상업은행 미얀마지사에 근무했던 최 부대표는 2013년 6월 베트남으로 옮겨 동남아 국가에 수출한 무기 판매대금을 회수해 직접 평양을 오가며 현금 운송 등을 담당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주재 북한대사관의 외교관 신분을 갖고 대사관에 마련된 별도의 사무실에서 해당 업무를 본 것으로 베트남 정부 등은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베트남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온 직후 최 부대표에게 추방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 부대표와 함께 파견됐던 김중정 단천상업은행 베트남지사 대표는 미국의 독자 제재가 발표된 지 약 한 달만인 지난 1월 이미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표는 최 부대표와 함께 유엔 안보리의 여행 금지와 자산동결 대상자에 포함됐지만, 이미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추방 통보에서는 제외됐다.
베트남의 단천상업은행에는 현재 김 대표의 후임자가 파견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결정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첫 이행 사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