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6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달 30일 1차 집단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단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피해자는 74명으로, 다음달 9일까지 원고를 1차로 모집한 뒤 소장이 제출될 예정이다.
청구 금액은 1인 당 3천만~5천만 원이다.
소송 대리는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소속 변호사 등 33명이 맡는다. 민변 환경보건위원회는 그동안 새만금 사건, 태안유류오염 사건, 4대강 사건 등을 담당해왔다.
특히 환경보건사건과 관련해 월성 원전주변지역주민들이 제기한 갑상선암 피해소송, 밀양송전탑 사건, 시멘트 공장 인근인 영월·삼척·제천·단양 주민들의 시멘트분진으로 인한 건강피해 사건, 80번 메르스 환자의 손해배상사건 등의 경험이 있다.
이번 집단소송에는 3·4등급 피해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세퓨와 같이 폐업한 회사의 제품을 쓴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도 다루게 된다.
또 의학, 환경보건학, 독성학, 사회학 등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 의뢰해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천식이나 비염을 일으키는지, 나중에 폐암과 같은 만성질환이 발병하는지 등의 자체 연구도 진행하게 된다.
피해자와 가족 모임 강찬호 대표는 "검찰 수사와 맞물려 옥시(제조사)의 많은 문제가 드러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소송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강 대표는 이날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과 관련해서는 "(검찰에서) 과실치사죄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아쉽다"며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