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은 담을 넘고 들어가 1층 계단 밑에 놓여 있던 곡괭이로 계단 창문을 뜯어 내고 집 안으로 손쉽게 들어갔다.
그러고는 집 안을 뒤져 작은 방 옷걸이에 걸린 가방 속에 있던 현금 530만원과 5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유유히 달아났다.
사건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 주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최근 사천 주택가에서 발생한 유력한 용의자인 50~60대 여성과 인상착의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이 여성의 범행이 예상되는 시간대에 잠복근무를 했지만,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던 경찰은 이번에는 용의자가 SUV차량을 타고 가는 장면을 확보했다.
경찰은 동일 차종 소유자와 CCTV자료를 분석해 이 여성을 특정하고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용의자는 놀랍게도 올해 환갑이 된 김모 여인이었다.
김씨는 여성에다,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밤 늦은 시간에 주택가를 배회해도 사람들에게 별 의심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철저하게 이용했다.
그녀는 심야시간 3∼4차례 가량 사전 답사를 통해 주로 침입이 쉬운 단독주택과 인적이 드문 도로변 상가를 범행대상으로 정했다.
휴대용 절단기, 드라이버, 파이프 절단기, 장갑, 모자 등 범행도구를 핸드백 안에 넣어 다니다 목표가 정해지면서 순식간에 범행에 들어갔다.
절단기로 방범창살을 절단하거나 방충망과 창문 등을 뜯어내는 것도 마다 않았다. 항상 장갑을 착용해 지문을 남기지 않았고, 범행 현장에서 자신이 착용하고 있었던 장갑을 흘리고 온 것을 알게 되자 다시 범행 장소에 들어가 장갑을 가져오기도 했다.
김씨는 귀금속과 현금은 물론, 가전제품이나 고급 양주, 샴푸 등 생활용품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훔쳤다.
평소 범행 후 택시를 타고 달아났지만, TV와 공기청정기 등 훔칠 물건이 부피가 크면, 범행 현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차량을 주차하고 훔친 물건을 옮겨 싣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특히 김씨는 과거 7년 동안 보석을 취급한 경험이 있어 다이아몬드 감별기와 휴대용 확대경으로 훔친 귀금속의 진품 여부를 확인한 뒤 서울 등 원거리에 있는 장물 취급업자에게 처분했다.
김씨는 동일 수법으로 지난해 9월 교도소에 복역 후 출소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다시 범행에 빠져들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천경찰서는 심야 빈집과 상가에서 모두 10차례에 걸쳐 2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김씨의 집에서 추가로 귀금속이 발견됨에 따라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장물판매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